“지금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올해 연말쯤 한번 인하 전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1일, 오후 05:4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지난해 말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췄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치(2%)를 웃도는 반면, 미국 경제의 성장 흐름은 예상보다 탄탄하다는 평가가 겹치면서 연준 내부에서는 ‘일단 멈추고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시그널도 시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시점에 금융시장 안팎에서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퍼듀대 경영대학원 학장)는 이데일리와의 신년 특별 인터뷰에서 “지금은 성급하게 움직일 때가 아니라 기다려야 할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블러드 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더 확실히 목표를 향해 내려온다는 신호를 확인할 때까지는 정책금리 선택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상황에서 물가가 다시 오르면 “연준은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윤 이데일리 뉴욕특파원이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화상 인터뷰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발표 당시 경기침체 우려가 컸지만 현실은 다르다.

△2025년 4~5월 당시 미국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를 상대로 훨씬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시사했다. 당시 가장 큰 리스크는 각국이 보복 관세에 나서 전 세계적으로 관세가 급격히 오르고 그 결과 글로벌 교역이 사실상 멈춰 서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였다. 이런 우려로 월가에서는 경기침체 확률을 60%까지 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국가가 극단적인 보복 대신 협상에 나섰고, 관세율을 낮추거나 다양한 형태의 합의를 시도했다. 그 결과 성장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예상보다 훨씬 제한적이었다. 동시에 친기업 성향의 정책 변화는 미국의 성장 전망을 오히려 개선하는 방향으로 작용했고 그 이후 성장 전망은 상당히 개선됐다.

-인플레이션도 예상보다 덜 오른 것 같다.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미국 소비 ‘바스켓’에서 무역 대상 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다. 일부 영향이 나타나더라도 소비 전체와 물가로의 파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도 애초 예상보다 훨씬 완만하게 나타났다.

-다만 소비는 둔화하고 고용시장은 식고 있다.

△올해 미국의 성장 전망은 오히려 개선됐다고 본다. 추세를 웃도는 성장,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히 강한 성장도 가능하다. 이런 성장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노동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만 최근 노동시장 지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불법·합법 이민 모두에 대해 강경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노동시장 통계가 왜곡돼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보던 지표가 이전과 같은 신호를 주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지표를 보면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이는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과도 부합한다. 인플레이션은 목표치보다 다소 높지만 연준은 여전히 2%로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는 리스크가 있다.

-현 상황에서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중 뭐가 더 중요한가.

△가장 큰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 더는 내려오지 않거나 오히려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경제 성장세가 강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하면 연준은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가능성은 현재 금융시장이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는 위험이다.

-연준은 최근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시사했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약간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인플레이션이 더 확실하게 내려오기 전까지는 정책금리를 그대로 두고 데이터를 지켜보는 것이 신중한 접근이다. 성급하게 금리를 내렸다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게 되면 연준은 정책적으로 매우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추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금리 동결을 유지하려는 접근은 신중하고 합리적이다. 현재로서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까지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는 얼마나 될 것으로 보나.

△연준의 경제전망요약(SEP)을 보면 올해 기준 중간값은 단 한 차례 인하다. 그것도 연말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 연준은 빈번한 금리 조정을 예상하고 있지 않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온다는 확실한 신호가 나온다면 중립금리 수준까지 인하할 준비는 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런 데이터를 보지 못했고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

-주식과 금·은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물 경제 측면에서 미국의 성장 전망이 개선됐다. 그리고 지난해 7월 통과된 법안에 따른 재정 부양 효과 등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주식시장에 반영돼 있다. 반면 금과 은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물가가 목표를 웃돌 가능성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종합하면 시장은 실질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명목 소득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실러 CAPE 지수(최근 10년간의 실질(물가 조정) 주당순이익 평균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를 보면 지난 100년 중에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런 밸류에이션을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렵다. 반드시 폭락이 온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앞으로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지만 실물 경제가 성장하며 따라잡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본다. 왜 이런 밸류에이션이 유지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일부 대형 기업은 오랜 기간 높은 수익성과 매출을 유지해왔고 이런 점이 투자자의 관심을 계속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AFP)
◇불러드 전 총재는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ed·연준) 총재는 1990년 미 인디애나대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2008년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에 오른 뒤 2023년까지 이끌며 미 통화정책 논의에 장기간 참여했다. 연준 내에서 강경한 통화정책 성향을 보여 ‘매파’로 분류된다. 지난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현재 미 퍼듀대 미치 대니얼스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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