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E 요원 총격' 항의 시위 전국으로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1일, 오후 05:1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반대 시위. (사진=AFP)
1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는 ICE 요원 총격으로 숨진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37)을 추모하기 위해 수천명이 희생 현장으로 행진했다. 시위대는 ICE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을 규탄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밤엔 ‘노 슬립 포 ICE’라는 소셜미디어(SNS) 운동의 일환으로 ICE 요원들이 머무는 미니애폴리스 도심 호텔 앞에 수백명이 집결했다. 시위대는 요원들의 잠을 방해하겠다는 목적 아래 악기와 각종 도구를 들고 나와 소음을 유발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 소리를 지르고 음악을 크게 틀고 차량 경적을 울리며 ICE의 도시 퇴거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니애폴리스 경찰당국은 기자회견에서 1000명의 시위대가 호텔 앞에 집결했으며 일부 시위대가 호텔에 진입하려고 시도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29명이 체포됐다가 풀려났으며, 경찰관 1명이 시위대가 던진 얼음과 돌에 맞아 경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주도인 세인트폴 의사당 앞에선 연일 수백명이 모여 세 자녀의 어머니인 굿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뉴욕과 워싱턴DC에서도 이날 소규모 집회가 열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에 항의했다.

굿의 사망 사건은 ICE 요원의 실탄 사용이 정당했는지를 둘러싸고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음에도 같은 영상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은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미네소타 주정부 관계자, 법률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과잉 대응’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포함한 주정부 지도부는 연방 차원의 단독 수사가 과연 공정할 수 있는지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주말을 맞이해 전국으로 시위가 확산하면서 텍사스와 캔자스, 뉴멕시코, 오하이오, 플로리다주 등지에서도 ‘ICE 영구 퇴출’을 슬로건으로 내건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최소 수백건, 최대 수천건의 집회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만한 점은 2020년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했을 때와 달리 과격 시위보단 평화 시위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주지사 등 당국자들이 폭력 없는 시위를 반복적으로 권고하며 무력 충돌을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주에 이민단속 및 수사 인력을 새로 파견해 소말리아 이민자들과 관련이 있다는 허위 폭력사건과 사기 사건들을 조사토록 했다. 미네소타주는 소말리아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진압 병력 파견을 위한 명분인지, 의도적으로 위화감을 높여 충돌을 조장하려는 목적인지는 불분명하나 2000명 이상의 연방 요원이 추가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요원이 근무하는 연방청사 건물은 무장한 요원들이 내내 지키고 있다.

시위가 길어지거나 규모가 커질수록 참가자들이 과격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네소타 교회협의회의 수전 켈리는 “지금까지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며 한편으론 미네소타답다”면서도 “연방 요원 증파, 총격 사건, 연일 계속되는 지역 주민 체포로 주민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