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연준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제롬 파월 의장의 비디오 성명 갈무리
그는 “연준 의장을 포함해 그 누구도 확실히 법 위에 있지 않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존중을 표하면서도 “이 전례 없는 조치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더 광범위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형사 기소 위협의 본질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 새로운 위협은 지난해 6월 증언이나 연준 건물 리노베이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것들은 구실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형사 고발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는 대신 공익을 위한 최선의 평가에 기반해 금리를 설정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사태의 핵심을 “연준이 증거와 경제 상황에 기반해 금리를 계속 설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박이나 협박에 의해 좌우될 것인지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를 아우르는 4개 행정부에서 연준 의장으로 봉사하며 “모든 경우 정치적 두려움이나 편애 없이 가격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임무에만 집중해 의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공직은 때때로 위협에 맞서 확고히 서는 것을 요구한다”며 “상원이 인준한 직무를 성실성과 미국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헌신으로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오는 5월 만료되지만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후임 인선을 이미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컬럼비아 특별구(워싱턴DC) 연방검사가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수사는 연준 워싱턴 본부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프로젝트 범위에 대해 의회에 거짓 증언을 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사팀은 파월 의장의 공개 발언을 분석하고 연준의 지출 기록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 중인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공사 현장을 둘러보며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리노베이션 비용이 과도하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사진=AFP)
수사 대상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2022년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이다. 1930년대 지어진 매리너 에클스 빌딩과 컨스티튜션 애비뉴 건물을 확장·현대화하는 이 공사는 예산을 약 7억달러(약 1조200억원)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논란은 파월 의장의 지난해 6월 의회 증언에서 비롯됐다. 2021년 연준 제안서에는 고위 정책 입안자용 전용 엘리베이터와 식당, 새 대리석 시설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VIP 식당도 없고 새 대리석도 없다”며 “오래된 대리석을 재설치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준은 파월 의장 증언 후 웹사이트에 해명 자료를 게시하고 가상 투어와 사진 등 추가 정보를 공개했다. 비용 초과에 대해서는 자재·장비·인건비 상승과 예상보다 많은 석면 및 토양 오염 등 예기치 않은 상황을 원인으로 들었다.
한편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 소식에 미국 주식 선물 시장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CNBC은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다우존스산업평균 선물이 199포인트, S&P 500 선물이 0.5%, 나스닥 100 선물은 0.7% 각각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 간 갈등이 더욱 긴장된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위험자산 비중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