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내부서 제동…“파월 수사 끝날 때까지 연준 인선 봉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2일, 오후 11:0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법무부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위증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 연준 인선에 제동을 걸겠다는 공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 중인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공사 현장를 둘러보며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리노베이션 비용이 과도하다며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사진=AFP)
공화당의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번 사안으로 연준의 독립성뿐 아니라 법무부의 독립성과 신뢰성 자체가 의문에 놓였다”며 연준 의장을 포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연준 인사에 대해 인준을 막겠다고 밝혔다.

상원 은행위원회 중진인 틸리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 자문진이 연준의 독립성을 끝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해 남아 있던 의문이 있었다면 이제는 더 이상 없다”며 “이제 문제는 연준이 아니라 법무부의 신뢰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형사 수사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다가오는 연준 의장 공석을 포함해 연준과 관련된 어떤 인사도 인준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리스 의원은 연준 인사들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사실상 ‘계류’시키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틸리스 의원의 성명은 파월 의장이 전날 법무부가 연준을 상대로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음을 확인하고, 검찰이 금리를 더 빠르고 과감하게 인하하라는 정치적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한 보복에 나선 것이라고 공개 비판한 직후 나왔다.

파월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형사 기소 위협은 대통령의 선호가 아니라, 공공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한 기준에 따라 금리를 결정한 결과”라며 “연준이 증거와 경제 여건에 기반해 통화정책을 계속 결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정치적 압박과 위협에 의해 좌우될지가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경고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번 수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전 폭스뉴스 진행자인 지닌 피로 워싱턴DC 연방 검사장이 지난해 11월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화당 소속 애나 폴리나 루나 하원의원은 지난해 7월, 파월 의장이 연준 본부(워싱턴DC 컨스티튜션 애비뉴)의 25억달러 규모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의회 증언 과정에서 위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법무부에 형사 고발을 요청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무부 수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파월 의장에 대해 “연준에서도 썩 잘하지 못했고, 건물 짓는 데도 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되며, 상원 은행위원회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돼 있어 공화당 의원 1명만 이탈해도 인준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에서 연준 의장 인준 표결은 상당히 정치적이고 논쟁적인 과정이 될 수 있다”며 “이 점은 시장도 염두에 둬야 할 변수다”고 밝혔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의장직 임기 종료 후에도 연준 이사로는 2028년까지 재직할 수 있으나, 잔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은 차기 연준 의장 선정을 위해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한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 지명자를 발표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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