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파월 수사, 연준 독립성 위축…시장, 더 우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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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13일, 오전 12:2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자 전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사안”이라며 금융시장이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옐런 전 의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이렇게까지 무관심한 것이 놀랍다”며 “시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우려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파월 의장이 전날, 워싱턴 D.C. 연방검찰청이 지난해 6월 의회 증언 과정에서 연준 본부 리노베이션 사업과 관련해 허위 진술을 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옐런 전 의장은 파월 의장이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 자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내가 아는 파월을 기준으로 보면, 그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그를 몰아내고 자리를 차지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옐런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초반 연준 의장을 지냈으나 임기 종료 후 제롬 파월로 교체됐다. 이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으며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을 모두 지낸 첫 여성 인사가 됐다.

그는 특히 정치권이 국가부채 부담을 이유로 통화정책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는 38조4000억 달러에 달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채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의 정책금리를 국가부채 관리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정치 권력이 통화정책까지 좌우해 단기적 재정 부담을 줄이려 한다면, 이는 제도와 법치가 약화된 ‘바나나 공화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언급한 ‘바나나 공화국’은 정치 권력이 사법·중앙은행 등 독립 기관을 압박해 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법과 제도보다 정권의 이해관계가 우선되는 국가를 빗댄 표현이다. 이는 중앙은행 독립성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경우 금융시장 신뢰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지난 4일 4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회의에서 “미국은 아직 재정지배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 위험은 분명히 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지배란 정부의 부채와 적자 압력이 커지면서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과 고용이라는 본래 목표보다 재정 부담 완화에 종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옐런은 재정지배가 현실화될 경우 중앙은행이 거시경제 여건과 무관하게 저금리 유지나 국채 매입을 압박받을 수 있으며, 이는 더 높고 변동성이 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나 대차대조표 축소에 제약을 받는 순간, 시장과 가계는 인플레이션을 통해 부채를 관리하려는 선택이 허용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훼손을 최대 위험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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