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보수 공사 중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을 둘러보는 도중,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문서를 건네고 있다. (사진=로이터)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 본부가 위치한 워싱턴DC 타이달 베이슨 인근은 원래 포토맥 강변 습지대였다. 10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땅이 강에서 준설한 퇴적물로 메워지고 개울 위에 건설됐다. 이 때문에 지하 공사가 특히 까다롭다.
실제로 공사 과정에서 지하 수위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 추가 작업이 필요했다. 연준 확장 기초 공사를 맡은 계약업체들은 난이도를 인정받아 워싱턴 빌딩 콩그레스로부터 ‘역경 속 탁월성’으로 2025년 상을 받았다.
이번 리노베이션에는 에클스 빌딩 아래 주차장을 사무 공간으로 전환하고, 이스트 빌딩 북쪽에 지상 5층·지하 4층을 추가하며, 남쪽 잔디 아래 318면 규모 주차장을 신설하는 작업이 포함됐다. 워싱턴DC는 건물 높이가 제한되고 역사적 경관이 보호되기 때문에 지하로 확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존 건물 아래 지하실 추가…“6미터 더 파 내려가야”
가장 어려운 작업은 100년 된 건물 아래 새로운 지하실을 만드는 것이었다. 특수 기초 계약업체 버켈 앤 컴퍼니는 건물이 서 있는 바닥 슬래브를 물리적으로 낮추면서 동시에 구조물을 지지해야 했다.
이 업체는 슬래브 위에 버팀 시스템을 구축한 뒤 슬래브를 철거하고 지하실 레벨을 20피트(약 6m) 이상 더 파 내려갔다. 전통적인 말뚝을 사용할 수 없는 지반 조건 때문에 1000개의 마이크로파일(깊은 기초 강철 요소)을 설치해야 했다.
조경가 피아 세넷은 국립역사보존신탁 웹사이트에서 “타이달 베이슨 주변은 포토맥 강 퇴적물로 채워지고 개울 위에 건설됐다”며 워싱턴 지하 공사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마리너 S. 에클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과 콘스티튜션 애비뉴 건물의 정면 외관이 보이고 있다. (사진=AFP)
워싱턴DC의 다른 역사적 건물들도 유사한 비용 문제를 겪었다. 스미소니언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 박물관은 60% 이상이 내셔널 몰 지하에 있는데, 지하수위를 막기 위한 거대한 ‘욕조’ 구조를 설계해야 했다. 2016년 개관 당시 건설 비용은 초기 추정치보다 50% 많은 5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국립 9·11 기념관 및 박물관은 복잡한 지하 요구사항 때문에 비용이 2011년 10억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공사가 중단됐고, 최종적으로 7억달러가 소요됐다.
또 다른 사례로 1855년 건립된 스미소니언 캐슬(붉은 벽돌 본관)을 지하 확장으로 보강하려던 계획은 비용이 20억달러로 추산돼 결국 보류됐다.
◇100년 만의 첫 전면 리노베이션…석면·납 제거 필수
연준은 1937년 건립된 에클스 빌딩과 1931년 건립된 이스트 빌딩을 거의 10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리노베이션하고 있다. 두 건물 모두 석면과 납 제거, 낡은 기계 시스템 교체가 필요하며, 2001년 9·11 테러 이후 채택된 연방 보안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6월 의회 증언에서 “에클스 빌딩은 한 번도 리노베이션된 적이 없었다”며 “정말 안전하지 않았고 방수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이 보이고 있다. (사진=AFP)
또한 연준 리노베이션 비용 증가에는 여러 보이지 않는 요인들이 작용했다. 구조용 강철 가격이 2021년 공사 시작 직전 폭등했다. 워싱턴DC 기념비 지역의 모든 건물은 다수의 디자인 감독 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해 공사가 지연됐다.
첫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 미술위원회가 연준의 유리 사용 계획을 거부하고 더 많은 흰색 대리석 사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모든 연방 건물을 고전적 스타일로 짓겠다는 트럼프의 명령에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
◇연준 감찰관 “사기·낭비 증거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옥상 테라스 정원, VIP 식당, 대리석 장식’ 등을 문제 삼으며 사치스러운 지출이라고 비판했다. 러셀 보트 행정관리예산국(OMB) 국장은 지난해 7월 파월에게 서한을 보내 위법 여부 조사를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정원은 단지 그린 루프이고, 엘리베이터는 장애인 사용자를 수용하기 위해 확장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11일 법무부가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 압박”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2021년 연준 감찰관실은 조사 결과 사기와 낭비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연준이 업계 및 정부 표준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2021년 국가수도계획위원회 검토에서 연방조달청(GSA) 관계자는 “연준은 부당한 적대적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건물의 보수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