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재 각료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배신행위(perfidy)’라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신행위는 전투원이 민간인 신분을 가장해 적을 속인 후 공격하는 행위로, 전쟁법에서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
전직 미 공군 부법무감 스티븐 J. 레퍼 예비역 소장은 “신원을 숨기는 것은 배신행위의 요소”라며 “위에서 비행하는 항공기가 전투 항공기로 식별되지 않는다면 전투 활동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항공기가 군사적 성격을 위장해 보트의 사람들이 회피 행동이나 항복을 하지 못하게 속였다면 전쟁범죄라는 것이다.
공격 당시 감시 영상을 본 관계자들에 따르면, 항공기는 보트에 탄 사람들이 볼 수 있을 만큼 낮게 접근했다. 보트는 항공기를 본 후 베네수엘라 쪽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첫 공격을 당했다.
첫 공격에서 살아남은 두 명의 생존자는 뒤집힌 선체 조각에 올라탄 후 항공기를 향해 손을 흔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도 잔해를 침몰시킨 후속 공격으로 살해됐다.
일부 관계자들은 항공기의 트랜스폰더(항공기 식별신호 송신장치)가 군용 꼬리 번호를 무선으로 송신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러 전쟁법 전문가들은 보트에 탄 사람들이 이를 수신할 장비가 없었을 것이므로 이것만으로 합법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합동특수작전사령부에서 법무감으로 근무한 토드 헌틀리 예비역 해군 대령도 “군용 트랜스폰더 신호가 배신행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킹슬리 윌슨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은 임무 요구사항에 따라 광범위한 표준 및 비표준 항공기를 활용한다”며 “각 항공기는 무력 충돌법을 포함한 국제 기준 준수를 위해 엄격한 조달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배신행위 문제에 직접 답하지 않은 채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 밀매 및 폭력적 카르텔 활동을 겨냥하도록 지시한 것”이라며 “무력 충돌법과 완전히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베네수엘라 마약운반선공습 영상.(사진=로이터)
미군은 민간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된 여러 항공기를 운용하는데, 이들은 눈에 보이는 외부 무장 없이 내부 무기 베이에서 무기를 발사할 수 있다. 이러한 항공기는 보통 회색으로 도색되고 군사 표식이 있지만, 일부는 흰색으로 도색돼 표식이 최소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후 MQ-9 리퍼 드론을 포함해 명백히 군용으로 식별되는 항공기를 사용하도록 전환했다. 지난해 10월 공격에서는 첫 공격의 생존자 두 명이 잔해에서 헤엄쳐 나와 후속 공격을 피했고, 군이 이들을 구조해 고국인 콜롬비아와 에콰도르로 돌려보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24개 범죄 조직 및 마약 카르텔 간에 ‘비국제적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보트 공격이 합법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의 정당성은 광범위하게 논란이 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무력 사용법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보트 공격 명령이 불법이며 살인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군은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임박한 위협을 가하지 않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은 지난해 9월 2일 공격을 포함해 지금까지 35회의 보트 공격으로 최소 123명을 살해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 전경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