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연준 건물에서 굳은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뱅크오브뉴욕멜론(BNY)의 로빈 빈스 CEO도 같은 날 “국가의 장기적 이익을 위해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중앙은행 체제는 전 세계적으로 오랜 기간 검증돼 왔다”며 “연준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채권시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그 결과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러미 바넘 JP모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준 독립성 상실은 장단기 금리차를 가파르게 만들고, 미국 경제의 역동성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더 큰 문제는 미국 경제 전망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안정성에 미칠 충격”이라고 말했다.
월가의 이 같은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에 착수한 이후 처음으로 집단적으로 분출됐다. 파월 의장은 최근 미 법무부가 연준 본부 리모델링 공사와 관련해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공개하며, 이를 대통령이 금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파월 의장을 향한 공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백악관과 미시간주 공장 시찰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연준 본부 공사 비용 초과 문제를 거론하며 파월 의장을 “무능하거나(incompetent) 부패한(crooked) 인물”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수십억 달러나 예산을 초과했다”며 “무능이든 부패든 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몇 주 안에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을 발표하겠다”며 법무부 수사가 인준 절차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선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준 인선을 수사 종료 시점까지 막겠다고 밝힌 공화당 소속 톰 틸리스 상원의원을 겨냥해서는 “그래서 그는 더 이상 상원의원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공개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틸리스 의원을 비롯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준에 대한 형사 수사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전직 연준 의장들과 전직 재무장관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법치와 제도 신뢰 훼손 가능성을 경고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도 “금리를 내리지 않고 오히려 올리도록 보장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싶다면, 연준과 행정부가 정면 충돌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우리에겐 이런 상황이 전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 임기는 오는 5월 종료되지만, 연준 이사로는 2028년 1월까지 잔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추가 지명을 통해 연준 이사회를 장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수사와 정치적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차기 연준 의장 인준 과정이 격렬한 정치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한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법무부 수사가 파월 의장 임기 종료 이후 차기 연준 의장 인준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