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취업하려면 필수"…맥킨지가 시작한 '이것'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4일, 오후 04:0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앞으로 기업들이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AI) 활용 능력, 즉 프롬프트 입력 능력을 필수 검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무 방식 변화에 맞춰 가장 발빠르게 채용 방식을 조정하는 것으로 유명한 맥킨지가 이러한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인재 채용 방식에 대한 재검토 일환으로 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대학·경영대 졸업을 앞둔 입사 지원자들에게 자체 AI 어시스턴트 ‘릴리’(Lilli)를 사용해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한 지원자들은 인터뷰 도중 한 차례 AI 챗봇을 사용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는 기술 변화로 사무직 업무 방식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회사가 컨설턴트들에게 기대하는 업무 방식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소식통들은 이번 채용에서 시범 프로그램이 성공적이라고 판단되면, 맥킨지는 향후 몇 달 안에 이 시험을 모든 주니어 채용 과정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테스트는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절대 평가라기보다 여러 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은 “지원자들은 사례연구(case study)를 분석하고 자신의 결론을 다듬는 데 릴리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이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해 릴리를 활용했는지, 또 릴리가 도출한 결과물을 토대로 ‘호기심과 판단력’을 가지고 다루거나 도전했는지, 고객의 구체적인 요구사항 맥락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시험했다”고 부연했다.

밥 스턴펠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아이디어캐스트에서 “우리는 순수한 자문 업무에서 벗어나 훨씬 더 성과 중심적인 모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며 “내가 32년 전 어소시에이트로 입사했을 때 했던 일들을 지금은 해보자는 얘기조차 안한다. 그런 일은 이제 고객들이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우리는 훨씬 더 복잡한 질문들로 이동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에 맞추기 위해 채용 과정에 내재된 여러 편향을 수정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지원자들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인문학 전공자들이 과거엔 우선순위에서 밀렸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일부 AI 모델이 논리적으로 ‘불연속적인 도약’(discontinuous leaps)을 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진정으로 참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많은 컨설팅 회사들이 전통적인 전략 자문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그 대신 자문 대상 기업들의 AI 도입을 도와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FT는 앞으로는 컨설팅 업체들이 소수의 시니어 컨설턴트가 다수의 주니어 분석가들을 지휘하는 전통적인 ‘피라미드형’ 구조에서 벗어나야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맥킨지는 컨설팅 업황 둔화로 2023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인력을 4만 5000명의 정점 대비 10% 이상 줄였다. AI 도입에 따른 효율성 향상을 반영하기 위해 추가 감원도 계획하고 있다. 맥킨지는 앞으로 2년 동안 고객 비대면(non-client facing) 직무의 10%를 감축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AI 에이전트’ 규모를 늘리고 있다. 스턴펠스 CEO는 이달 팟캐스트에 출연해 4만명의 직원 외에도 2만개의 AI 에이전트로 구성된 ‘워크포스’(workforce·노동 집단)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수치를 향후 18개월 동안 “직원 1명당 에이전트 1개 수준까지 늘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알파벳(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로이드즈 뱅킹그룹의 찰리 넌 등 다수의 CEO를 배출해온 맥킨지의 채용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즉 세계에서 가장 입사 경쟁이 치열한 회사의 채용에서조차 AI가 촉발한 변화가 파고들고 있다는 평가다.

맥킨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 준비를 돕는 ‘케이스베이직스’(CaseBasix)의 마양크 굽타 CEO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베인앤컴퍼니 등 다른 유수 컨설팅 회사들도 면접 절차에 AI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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