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역사 美 삭스백화점 결국 파산보호 신청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4일, 오후 04:1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백화점업계 4위 삭스피프스애비뉴의 모회사 삭스글로벌이 누적된 손실과 과도한 부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삭스글로벌은 이날 성명을 통해 텍사스주에서 챕터11 파산 보호 신청(기업 회생)을 냈다고 밝혔다. 삭스글로벌은 삭스피프스애비뉴 매장을 비롯해 버그도프굿맨, 니먼마커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17억 5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과 함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만큼 매장은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삭스피프스애비뉴 백화점(사진=AFP)
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투자자 컨소시엄으로부터 기업회생절차 중 자금을 지원받는 DIP 대출 형태로 10억달러를 확보했다. 여기에 자산담보대출(ABL) 2억 4000만달러가 추가되며, 파산보호 절차를 졸업할 경우 최대 5억달러의 추가 자금도 유입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회사는 지난 2일 마크 메트릭 CEO가 물러나고 리처드 베이커 이사회 의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고 밝혔다. 베이커 의장은 이사회 의장직도 계속 맡는다. 메트릭은 2024년 명품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와 니만마커스의 27억달러 규모 합병을 주도한 인물로, 약 30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게 됐다. 회사 측은 메트릭의 사임 배경에 대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삭스글로벌이 파산보호 신청에 이른 직접적인 원인은 니먼마커스 인수로 급격히 불어난 부채다. 삭스 글로벌은 2024년 캐나다 허드슨베이컴퍼니(HBC)를 통해 니먼마커스를 인수한 뒤, 미국 명품 자산을 분리해 삭스 글로벌을 출범시켰다. 총 27억 달러 규모의 거래는 약 20억 달러의 차입금과 아마존, 세일즈포스, 어센틱 브랜즈 등의 지분 투자로 성사됐다.

하지만 인수 이후 글로벌 명품 소비가 둔화되고, 온라인 유통 경쟁과 브랜드 직영 매장 확대가 겹치면서 실적 회복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협력업체 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재고 공급이 중단됐고, 매장 진열대가 비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에 니먼마커스 인수 때 발행한 회사채 가치가 부실 수준으로 급락하며 재무적 여건이 나빠졌고 지난해 말에는 1억달러가 넘는 이자 지급을 건너뛰면서 채권자들과의 갈등이 본격화됐다. 회사는 채권단과 구조조정을 협의하는 한편, 긴급 자금 조달이나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파산 신청이라는 선택에 이르렀다.

이번 파산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상징적인 백화점 파산 사례가 될 전망이다. 1867년 문을 연 삭스 피프스 애비뉴는 150년 넘게 미국 명품 유통의 상징으로 자리해왔다. 니만마커스, 버그도프 굿먼은 모두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미국 대표 명품 백화점이다. 이이번 사태로 미국 명품 패션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삭스 외에도 미 고급 백화점들은 온라인 유통 확산과 코로나 19 팬데믹 여파를 거치며 고전하고 있다. 메이시스는 올 상반기 매출이 부진한 12개 매장 문을 닫을 계획이다. 노드스트롬은 2023년 캐나다에서 운영하던 13개 매장을 모두 닫고 캐나다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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