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명동 환전소에 거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 같은 하락폭은 일본 엔화와 비슷한 수준이다. 엔화 약세는 일본 정부가 2022년 이후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하도록 만든 주요 불안 요인이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원화에 대해 드물게 구두 지지를 표명하며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트레이더들에게 당국의 의지를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신년 메시지에서 원화가 기본 여건과 “상당히 괴리돼 있다”고 선언했다.
다만 당국은 강력한 시장 개입은 피하고 있다. 대신 연기금에 달러 매도를 촉구하고 대기업 집단들이 해외 외화 수익을 원화로 더 많이 전환하도록 장려하는 간접 방식을 택했다.
모스 칼럼니스트는 “한국은행이 2024년 10월 시작된 금리 인하를 반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원화 약세 대응과 동시에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한 개혁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지난주 오는 7월부터 24시간 원화 거래를 허용하고 역외 거래 규칙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MSCI로부터 선진국 지위 업그레이드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지만, 동시에 더 큰 환율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의 채권 시장은 작년 FTSE 러셀의 주요 글로벌 채권 지수에 편입되면서 큰 부양을 받은 바 있다.
모스 칼럼니스트는 “한국은행은 원화가 더 회복력 있기를 선호하겠지만, 완벽한 순간은 결코 없다”며 “중견국이 세계화에 반쯤만 참여하고 반쯤만 빠져 있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에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자산 투자 급증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작년 코스피 지수가 76% 급등하고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미국 자산에 몰려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세대는 해외로 자금을 이동시켰고,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주택 구입이 어려워진 젊은 층도 국내외 시장에 투자를 늘렸다.
또한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협정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약 515조원) 규모 투자 펀드도 원화 수요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스 칼럼니스트는 한국의 선택이 시의적절한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같은 세계 1, 2위 경제가 더 깊은 글로벌 통합의 혜택은 원하되 비용은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방과 적국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지만 시장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다양한 산업을 단속해왔다.
그는 “한국은 훨씬 더 큰 경제들이 더 자유로운 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는 바로 그때 자국 통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며 “칭찬받을 만한 조치지만, 눈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환 시장은 현재 하루 거래량이 9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때 거래량은 그것의 일부에 불과했다. 시장 규모가 엄청나게 커진 만큼 한국 같은 중견국이 시장의 힘에 저항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추이 (단위: 달러당 원, 자료: 블룸버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