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전력난 해법으로 ‘빅테크가 발전소 비용 전액 부담’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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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17일, 오전 12:5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기술기업들이 신규 발전소 건설 비용을 사실상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초강수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북동부 지역 일부 주지사들은 미 최대 전력망 운영사인 PJM 인터커넥션에 대해 긴급 도매전력 경매를 실시하도록 압박하는 데 합의했다. 이를 통해 기술기업들이 신규 발전용량 확보를 위한 15년 장기 전력 계약에 직접 입찰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방안은 AI 학습과 운영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가정과 기업의 전기요금 인상을 막기 위한 전례 없는 조치로 평가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기술기업들이 실제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 기간 동안 전력 비용을 부담하게 돼, 변동성이 큰 전력시장에서 발전사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매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약 150억달러 규모의 신규 발전소 건설이 뒷받침될 것으로 백악관은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PJM 지역에서 반복된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문제를 단기간에 완화하려는 일회성 ‘비상 개입’ 성격의 조치다.

PJM 전력망은 미국 중부 대서양 연안부터 중서부까지 13개 주와 워싱턴DC에서 6700만명 이상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버지니아 북부를 포함하고 있다. PJM은 올해 기준 시스템 최대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데이터센터 때문에 미국인들이 더 높은 전기요금을 내는 일은 절대 원치 않는다”며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는 스스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력시장 감시기구 모니터링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PJM 지역에서 전력 용량 확보 비용은 최근 수년간 급등했으며, 이 가운데 약 230억달러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비용은 결국 소비자 전기요금에 전가돼 “막대한 부의 이전”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미국 전기요금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의 평균 소매 전력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8.07센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거용 전기요금은 2025년 1∼8월 사이 10% 이상 상승해 최근 10여년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PJM은 이번 계획 발표 행사에 초청받지 않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PJM 대변인 제프리 실즈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언급할 내용이 거의 없다”며 “해당 행사에 초대받지 않았고 참석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발전 설비 공급업체인 GE 버노바 주가는 수혜 기대감에 급등한 반면, 비스트라, 탈렌 에너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등 주요 독립 발전사 주가는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구상이 천연가스 및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형 기술기업에 유리하고 중소 AI 인프라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버지니아 등 주지사들은 이번 조치를 ‘구속력 없는 원칙 선언(statement of principles)’ 형태로 발표할 예정이며, 전력망 운영 정상화 이후에는 다시 시장 원리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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