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은 최근 ‘석유를 위한 또 하나의 전쟁?: 베네수엘라 사태의 분석과 전망’ 세미나를 열고 신동찬(사법연수원 26기) 율촌 국제제재팀장(변호사)이 발표자로 나서 최근 베네수엘라 정세와 미국의 제재 현황을 분석했다.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첫 법정 출석을 앞두고 미국 뉴욕 맨해튼의 남부연방지방법원으로 이동하며 맨해튼 다운타운 헬리포트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프간과 유사…美, 개입해도 성공 가능성 낮아”
세미나에서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과거 이라크 사례보다는 아프가니스탄 사례와 더 유사한 모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라크 전쟁이 종파 갈등이었다면, 아프가니스탄은 마약 조직과의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콜롬비아 코카인 유입 문제를 안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더 닮았다는 설명이다.
미군의 특수작전은 “교과서적 성공”으로 평가됐지만, 장기 점령에서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다. 세미나에서는 “1815년 이후 24회의 점령 중 성공은 7회(29%)에 불과했다”며 “미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베네수엘라는 마약 국가가 될 것이고, 아프가니스탄처럼 개입해서 실패하면 중국이 가장 큰 이득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美, 베네수엘라 원유 3000만~5000만 배럴 판매권 확보
신동찬 변호사는 미국이 국제경제비상수권법(IEEPA)에 따라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외국인 보유 재산 관련 거래를 조사·동결·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정부 및 중앙은행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 상태이고, 국영 석유회사 PDVSA는 제재 명단(SDN)에 등재돼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거래가 불가능하다.
최근 주목할 변화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권을 직접 장악했다는 점이다. 신 변호사는 “미국은 베네수엘라 원유 약 3000만~5000만 배럴을 직접 인도받아 시장에 판매하고, 수익금을 미 재무부 내 ‘외국 정부 예탁금’ 계좌에 동결해 관리하기 시작했다”며 “미 해군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제재 위반 의심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실질적 해상 봉쇄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 변호사는 마두로 축출이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베네수엘라에 미수금이 있는 우리 기업들은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특별 허가를 신청해 미수금 회수를 시도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율촌 국제제재팀장 신동찬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율촌)
신 변호사는 한국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리스크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요소 제거)’ 현상을 꼽았다. 그는 “제재대상자와 우연히 거래하게 되면 해당 기업은 물론 임원들도 민·형사상 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며 “수십억 달러의 벌금, 투자 회수, 인허가 중지 등 기업과 임원의 평판이 상당한 타격을 받는다”고 경고했다.
특정 라이선스 발급을 원한다면 사업이 미국 대외정책에 부합하고, 제재 프로그램 목적을 약화시키지 않으며, 제재대상자가 이득을 향유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쿠바 제재도 강화…헬름스-버튼법 3조(Title III) 재개
신 변호사는 쿠바에 대한 제재 현황도 설명했다. 쿠바 자산통제규정에 따라 미국인은 쿠바와의 거래가 원칙적으로 제한되며, 국무부의 제한 기관 목록에 등재된 자와의 직접 거래가 금지된다.
특히 1996년 제정된 헬름스-버튼법 3조(Title III)가 트럼프 행정부 때 재개됐고, 바이든 행정부도 중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이 법에 따르면 쿠바 정부가 몰수한 재산을 거래하는 자를 미국 국민이 소송할 수 있다”며 “해당 기업의 임원과 가족은 미국 입국 비자가 거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쿠바의 경우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2차 제재는 없지만, 민간 차원의 디리스킹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의 교역·투자가 많거나 미국 내 자산이 있는 기업은 민간 분야 디리스킹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원산지가 미국이 아니더라도 미국 물품·소프트웨어·기술을 10% 이상 활용했다면 미국 통제 대상”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