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 대법원에선 해당 사건에 대한 공개 구두변론이 진행됐다. 약 두 시간에 걸친 변론 동안 대법관들은 보수·진보 성향과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쿡 이사 해임 시도와 관련해 각종 의문점을 제기했다. 현재 미 대법원은 보수 성향 6명, 진보 성향 3명으로 구성돼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연방 대법원을 떠나는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이사(왼쪽)와 그의 변호사.(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근거로 쿡 이사의 해임을 시도했고, 쿡 이사는 이에 불복해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같은 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해임 요구를 거부하고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쿡 이사가 직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쿡 이사 소송은 연준의 존립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이는 대통령의 연준 이사 해임 권한을 둘러싼 법적 분쟁인 동시에 중앙은행으로서 연준의 독립성과 직결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우어 차관은 대법관들에게 쿡 이사의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와 관련해 연준 이사로서의 적합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해 유리한 금리를 얻는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을 저지른 사람이 금리를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며 “금융 규제 당국자가 금융 거래에서 기만이나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다면 해임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쿡 이사는 자신에 대한 혐의가 통화정책을 둘러싼 의견 차이 때문에 자신을 해임하려는 구실에 불과하다고 반박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를 더 빨리 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해 온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쿡 이사가 두 개의 서로 다른 주택을 주거지로 기재했다는 담보대출 혐의의 근거가 기록상의 다른 문서들과 상충하는 “단순한 실수”라면 즉각적인 해임 논리가 여전히 적용되는지 설명해 달라고 사우어 차관에게 물었다. 사우어 차관은 설령 서류상 실수였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큰 실수”라고 답했다. 이에 로버츠 대법원장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그 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사건을 매우 피상적으로 처리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 사건은 대통령이 쿡을 해임할 사유가 있다는 주장과 관련돼 있지만, 어떤 법원도 그 사실관계를 제대로 검토한 적이 없다”며 “담보대출 신청서들이 과연 이 사건 기록에 포함돼 있기나 한가”라고 물었다. 알리토 대법관은 “이 사건에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수없이 많다”고 말했다.
쿡 이사를 대리한 변호사 폴 클레멘트는 대법관들에게 해당 혐의는 휴가용 주택과 관련된 담보대출 신청서에서 발생한 “기껏해야 부주의한 실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연준 이사의 임기 보호가 사실상 ‘임의 해고’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도 행정부 논리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사우어 차관에게 “당신의 주장은 사법적 심사도 없고, 절차도 필요 없으며, 구제 수단도 없고, 해임 사유의 기준도 매우 낮아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한다는 것인데, 이는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왜 쿡 이사에게 스스로를 변호할 청문 기회를 주지 않았는지 문제 삼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를 불러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그렇게 큰 일이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배럿 대법관은 또 연준 이사 해임을 허용할 경우의 실질적 파장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이 제출한 의견서에는 쿡 이사가 해임될 경우 경기침체가 촉발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이 사건에서 공익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 사건의 예비 단계에서 그런 위험이 있다면, 우리로서는 신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6월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