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보건복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WHO에 대한 모든 자금 지원이 중단됐으며, WHO와 협력 중인 직원들은 전 세계 사무소와 본부에서 전원 철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WHO가 주관하는 각종 지도부 기구와 실무그룹 참여도 모두 종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미국이 WHO를 탈퇴하려면 1948년 미 의회가 가입을 승인하면서 통과시킨 결의안에 따라 WHO에 1년 전 탈퇴 의사를 통보하고 미납된 분담금을 정산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작년 1월 기준 2억 6000만달러의 미납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미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법률상 기구 탈퇴 전 미납금을 정산할 의무는 없다”며 납부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조지타운대에서 국가·글로벌 보건법 분야 WHO 협력센터를 이끄는 로런스 고스틴은 미국이 미지급금을 나겨 둔 채 탈퇴하는 상황을 두고 “매우 지저분한 이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탈퇴 통보로 WHO는 최대 후원국을 잃게 됐다. 2022~2023년 동안 미국은 WHO에 약 13억 달러를 기여했다. 자금이 끊기면서 HIV, 소아마비, 에볼라 같은 질병을 억제하는 WHO의 활동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월 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유럽연합(EU)은 미국에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하며 회원국들에 기존 약속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WHO에는 미국을 제외하고도 193개 회원국이 있으며, 아르헨티나 역시 WHO 탈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도 발을 빼고 있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는 인도적 구호와 보건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미 국제개발처(USAID)를 대폭 축소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소득 국가에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중단했다.
대신 미 국무부는 약 60개국과 함께 질병 감시 체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협력을 관리하는 글로벌 보건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WHO 팬데믹 협약의 체계에 구속되지 않으면서도 질병 감시와 대응 협력을 위한 국제 협력을 계속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