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번 선거는 지난 2024년 10월 이시바 시게루 정권 때 실시된 총선 이후 1년 4개월 만에 치러진다. 다카이치 정권은 자민당-일본유신회 협력 체제로,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결성한 신당 ‘중도개혁연합’과 대결하는 구도다.
현재 중의원에서 자민당 196석, 유신회 34석으로 합계 230석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과반(233석)이 아슬아슬한 수준인 만큼 의석 확대를 통한 정권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개혁을 완수하려면 정치 안정이 필요하다”며 “주요 정책을 국민에게 정면으로 제시하고 심판을 구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 리더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75%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분배 정책 일색인 공약, 재정 규율은 실종
여야는 총선에서 나란히 소비세 감세를 공약으로 내걸며 가계 지원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자민당과 유신회는 식료품 소비세 감세를 공약했다. 유신회는 ‘2년 한정 세율 제로’(0)를 약속했고, 자민당은 초당파 국민회의에서 ‘검토 가속화’를 내걸었다. 재원 확보와 시기는 선거 후 논의로 미뤘다.
중도개혁연합은 식료품 소비세의 ‘항구적 제로’를 제안했다. 재원으로 정부계 펀드(SWF) 운용 수익을 제시했다. 외환자금특별회계, 연금적립금, 일본은행 보유 ETF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명당은 500조엔(약 4630조원) 재원으로 1% 수익률만 올려도 연 5조엔 재원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시장 상황에 따른 손실 리스크와 펀드 창설에 수년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민주당은 연 5조엔 규모 ‘교육국채’ 발행을 공약했다. 3세부터 의무교육을 도입하고 고교까지 교육비를 완전 무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세는 연금, 의료, 개호 등 사회보장의 안정 재원이다. 법인세에 비해 경기 변동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장기금리 지표인 신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하는 등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닛케이는 “여야는 세출 확대와 감세 경쟁뿐 아니라 재정 건전화 목표와 경로를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사진=AFP
초단기 선거는 야당의 후보 옹립과 정당 간 조정이 덜 갖춰진 상태에서 여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유권자가 정책을 충분히 이해할 시간이 부족하고, 선거 준비를 담당하는 지자체 부담이 커진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SNS 시대 초단기 선거는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의 확산 위험이 크다. 도쿄대의 도리우미 후지오 교수는 “가짜·오정보가 나와도 정정할 틈 없이 투·개표일을 맞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과거 일본 선거에서는 예상치 못한 사건이 정세를 완전히 바꾼 사례가 있다. 1980년에는 내각불신임안이 예상 밖으로 가결되면서 중의원이 해산됐는데, 선거 기간 중 오히라 마사요시 총리가 급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장례식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자민당이 동정표를 얻어 예상 밖 압승을 거뒀다.
2024년 이시바 정권 총선에서는 투개표 며칠 전 자민당이 정치자금 문제로 공천을 주지 않은 후보들에게 2000만엔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당이 과반 이탈로 내몰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NS 시대 후보자 언동은 즉시 확산되므로 방심할 수 없다”며 “결과는 유권자 판단에 달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