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금은방에 골드바와 실버바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금 가격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물 금은 이날 온스당 4,96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주간 상승률은 약 8%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백금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지정학 리스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함대가 이란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재부각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불거진 그린란드 문제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은 가격의 100달러 돌파를 상징적인 ‘심리적 저항선’ 상향 돌파로 평가하고 있다. 영국 브리타니아 글로벌 마켓의 닐 웰시 금속 부문 책임자는 “지정학 질서의 흔들림과 연준 독립성에 대한 도전이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 여건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은 시장은 5년 연속 공급 부족 상태에 놓여 있으며, 가격이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금의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에 투자 수요가 몰렸고, 미국에서는 수요 급증으로 유통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과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은 이미 은 가격의 세 자릿수 진입을 예상해왔으며,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심리가 강해지고 있지만, 은 가격은 더 높은 수준으로 향할 여지가 있다”며 “온스당 125달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은은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전자·태양광 산업의 핵심 원자재로 쓰이는 만큼, 가격 급등이 실물 수요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대체 소재 사용 확대와 글로벌 태양광 설치 증가세 둔화로 올해 태양광 부문의 은 소비가 약 17%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지정학 리스크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귀금속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