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이 익숙한 문법 안으로 들어왔다. 프랭클린점은 BBQ가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드라이브스루 전용 QSR(Quick Service Restaurant) 매장이다. QSR은 주문부터 픽업까지 시간을 최소화한 미국식 패스트 캐주얼 외식 포맷을 말한다. 회사는 이 매장이 지난해 12월 오픈 이후 평일 평균 매출 8000달러(약 1200만원), 주말에는 1만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QSR 운영 모델임을 입증했다”고 설명한다. 단순한 신규 가맹점이 아니라, 미국식 외식 시장의 표준 포맷을 정면으로 겨냥한 첫 실험장이라는 의미다.
지난달 오픈한 미국 뉴저지주 프랭클린(Franklin) 지역에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인 BBQ 프랭클린점. (사진=BBQ)
현장 대화는 BBQ가 바라보는 경쟁 상대를 그대로 보여줬다. BBQ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콤보(세트)’였다. “4피스 콤보, 6피스 콤보가 좋다”는 이야기, “3달러만 더해 15달러 안팎이면 사이드와 음료가 붙는다”는 계산, 그리고 결정적으로 “빅맥 세트보다 낫다”는 비교까지. 경쟁 상대를 치킨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버거킹, 맥도날드, KFC 등 프랜차이즈까지 확장하는, 미국 QSR의 전형적인 사고방식이 그대로 드러났다.
프랭클린점의 변화도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메뉴는 과감하게 단순화했고, 소용량 포션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처음 BBQ를 접하는 고객이 부담 없이 ‘한 번 찍어보게’ 만든 뒤, 주문·조리·픽업 시간을 줄여 회전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BBQ는 이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QSR에 최적화된 효율 구조”라고 설명한다. 맛의 포지셔닝은 현장에서 더 분명해졌다.
BBQ관계자들은 “기존에 KFC나 파파이스를 먹던 고객이 BBQ를 먹고 ‘맛이 신선하다’고 반응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마케팅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소프트 오픈 단계로, 전단이나 플레이버 설명 등 본격적인 홍보는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손님이 이어지고, 재방문이 붙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레지나 박 BBQ 프랭클린 점주는 “드라이브스루의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소용량 메뉴 덕분에 처음 방문한 고객도 부담 없이 여러 메뉴를 시도하고, 이 경험이 재방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 초반부터 일주일에 두세 차례 다시 찾는 고객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뉴저지 외각에 있는 프랭클린 지역을 선택한 이유도 분명하다. 이 곳은 차량 이용률이 높고 유동 인구가 풍부한 곳 중 하나다. 동시에 아시아계 인구 비중이 낮은 전형적인 백인 주류 상권이어서, BBQ와 새로운 QSR 모델이 미국 주류 소비자에게 얼마나 통하는지 검증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프랭클린점은 그래서 본격적인 ‘확장’이 아니라 ‘테스트 베드’를 위한 매장에 가깝다. 현장에서는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손님이 계속 온다”, “동네 가족 단위 고객이 꾸준히 찾는다”는 반응이 오갔다. 매장이 일상적인 소비 동선 안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는 신호다.
[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플랭클린 BBQ점에서 한 차량이 주문을 하고 있다.
프랭클린이 시험이라면, 다음 단계는 확장이다. BBQ는 향후 대학 캠퍼스와 대형마트, 군부대 등 차량 트래픽이 높은 프라임 상권을 중심으로 QSR 및 드라이브스루 매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반복 소비가 가능한 생활 밀착형 입지를 중심으로, 접근성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BBQ는 대형마트 입점, 대학 캠퍼스 푸드코트 등 같은 특수 상권까지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또 웬디스·버거킹 등 경쟁 브랜드가 철수한 폐점 로케이션을 활용해 기존 드라이브스루 박스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공사비를 줄이고, 동선과 입지는 이미 검증된 형태를 쓰는 미국식 확장 전략이다.
BBQ는 물류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프랜차이즈를 확장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주에 매장을 열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수요가 아니라 물류이며, 물류 세팅이 불안정하면 출점을 미루거나 접는다는 것이다. QSR에서 품질의 표준화는 광고가 아니라 공급망에서 결정된다. 물류는 뒷단이 아니라, 매장의 첫 단추라는 판단이다.
BBQ는 미국 외식 시장에서도 성과를 쌓고 있다. 지역기반 리뷰 플랫폼 옐프(Yelp)가 선정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3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 7위에 이름을 올렸고,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랜차이즈’에도 3년 연속 포함됐다. BBQ는 북중미 시장을 넘어 콜롬비아, 멕시코, 파나마,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성장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랭클린 드라이브스루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K-치킨은 일시적 ‘유행’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미국 외식의 표준 포맷 안에서 반복 소비되는 일상 메뉴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 K-컬처 확산으로 ‘치맥’ 문화는 전 세계에 널리 체험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낸 K-치킨 프랜차이즈는 사실상 BBQ가 유일하다. 가격을 세트 문화에 맞추고, 동선을 줄여 속도를 높이며, 폐점 매장을 재활용하고, 물류로 품질을 고정하는 전략. BBQ의 글로벌 행보는 이제 ‘K-푸드 열풍’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플랭클린 BBQ 매장 안에는 가족 단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