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증발했다" AI 습격에 비명 터진 ‘이 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26일, 오후 10:3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영국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은 AI로 인해 지난 12개월간 8%의 일자리 순감을 기록했다. 이는 독일, 미국, 일본, 호주 등을 포함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국제 평균(4%)의 2배에 달한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영국 기업들은 AI 덕분에 평균 11.5%의 생산성 증가를 달성했다. 동일한 생산성 향상(11.5%)을 보인 미국 기업들은 AI로 인해 오히려 일자리를 순증시켰다. 같은 기술, 비슷한 생산성 효과임에도 고용 결과는 영국과 미국에서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최근 12개월간 AI 영향에 따른 국가별 일자리 증감 비교 (자료: 모건스탠리)
이번 조사는 소비재·소매, 부동산, 운송, 의료기기, 자동차 등 5개 산업에서 최소 1년 이상 AI를 사용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국의 일자리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영국 기업들은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실업률은 거의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국민보험 기여금 증가가 기업들의 인력 계획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영국 국가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AI 영향을 받기 쉬운 직종의 채용 공고 감소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의 챗GPT가 출시된 2022년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자, 컨설턴트 등의 채용 공고는 37% 감소했다. 다른 직종(26% 감소)보다 11%포인트 더 줄었다.

특히 젊은 층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1월까지 3개월간 13.7%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AI가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영국 노동당 정부의 세금 정책이 소매·접객업 채용을 위축시키면서 양쪽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영국의 전체 실업률 및 18~24세 청년 실업률 추이 (단위: %, 자료: 영국 국가통계청)
모건스탠리 조사에서 영국 고용주들은 경력 2~5년이 필요한 초급 일자리를 가장 많이 삭감할 것이라고 답했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지난달 “영국이 AI 주도 일자리 대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근로자들이 고위 직책으로 승진하는 인재 파이프라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건스탠리 EMEA 지속가능성 리서치 책임자 레이철 플레처는 “이번 연구 결과는 AI가 노동시장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기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예산책임청은 AI가 향후 10년 내 생산성 성장률을 최대 0.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별 AI로 인한 생산성 개선과 일자리 변화 (단위: %, 자료: 모건스탠리)
*검은색 막대는 AI로 인한 생산성 개선, 회색 막대는 순일자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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