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금거래소)
씨티는 금·은 가격 비율이 2011년 저점 수준인 32대 1까지 내려갈 경우, 은 가격이 이론적으로 온스당 17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최근 은 가격 급등이 단기적인 투기 국면이 아니라 구조적인 수급 변화의 결과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씨티는 평가했다.
실제로 은 가격은 최근 장중 한때 온스당 117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중 상승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가격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씨티는 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물 시장의 수요 압력이 그만큼 강하다”고 설명했다.
은값 급등의 배경으로는 산업 수요 확대가 꼽힌다. 은은 전자기기와 전기차, 태양광 패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수 소재로 쓰인다. 시장조사업체 메탈스포커스에 따르면 산업용 수요는 현재 전체 은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제약이 크다. 은의 약 75%는 납·아연·구리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돼 가격이 상승해도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기 어렵다. 은 수요는 2018년 이후 매년 공급을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 공급 부족률은 약 18%에 달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술적 지표는 과열 신호를 분명히 보내고 있다. 현재 은 가격은 200일 이동평균선의 두 배를 웃돌고, 금·은 가격 비율은 1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리서치기관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은 시장이 “극단적인 과매수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은이 런던에서 뉴욕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가격이 급등했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은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 물량이 다시 런던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런던 시장의 유동성이 회복될 경우 공급 압박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롭 호워스 U.S.뱅크 전략가는 “은은 금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작아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며 “가격이 급등한 뒤에는 하락도 매우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은 가격이 고점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약 25% 급락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니테시 샤 위즈덤트리 상품전략가는 “최근 2주 동안 30% 넘게 오른 것은 극단적”이라며 “70~75달러 수준으로 조정이 온 뒤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그의 연말 은 가격 목표치는 88달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