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27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슈퍼마켓과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Amazon Go)’ 오프라인 체인을 단계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일부 매장은 유기농 식품유통 업체인 홀푸드 마켓으로 전환된다.
아마존은 “아마존 브랜드의 오프라인 식료품 매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도 있었지만, 대규모 확장이 가능한 수준의 경제성을 갖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 (사진=AFP)
이번 결정은 아마존이 약 20년 가까이 도전해온 식료품 시장 확대 전략의 또 다른 방향 전환으로 해석된다. 아마존은 2017년 137억달러를 들여 홀푸드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식료품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고, 2020년에는 대중 시장을 겨냥한 프레시 매장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공격적인 출점 이후 일부 매장을 닫고 확장을 중단하는 등 시행착오가 반복되며 오프라인 유통의 높은 진입 장벽이 재확인됐다.
프레시 매장은 2023년 콘셉트를 전면 개편했지만, 지난해 9월 영국 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남부 등 일부 지역에서 문을 닫았다. 2018년 등장한 아마존 고 역시 ‘계산대 없는 매장’이라는 신선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았지만, 스타벅스처럼 빠르게 확산되지는 못했다.
현재 아마존은 아마존 고 매장 14곳과 프레시 매장 50여곳을 운영 중이며, 대부분의 매장은 이르면 이번 주말 영업을 종료한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주법에 따른 사전 통보 규정으로 일부 매장이 더 오래 운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철수의 핵심 원인으로 ‘단위 경제(unit economics)’의 실패를 꼽는다. 아마존 고의 핵심이었던 무인 결제 기술 ‘저스트 워크 아웃’은 매장 전체에 카메라와 센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는 구조다. 초기 구축 비용과 유지비가 높아 점포당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기술은 화제가 됐지만, 매장이 늘어날수록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였다.
아마존 프레쉬 매장 (사진=AFP)
소비자 행동과의 괴리도 한계로 지적된다. 무인 계산과 자동 결제는 신선한 경험이었지만, 소비자 다수에게 ‘굳이 그 매장을 갈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식료품 구매에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 품목 다양성, 익숙함을 중시했고, 계산대 대기 시간은 생각보다 큰 불만 요소가 아니었다. 앱 설치와 사전 인증 절차 역시 일부 고객에게는 오히려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 환경 자체의 변화도 겹쳤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식료품까지 온라인 주문과 당일 배송에 익숙해졌고, 이는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 수요를 구조적으로 약화시켰다. 아마존이 강점을 가진 온라인 배송 서비스가 역설적으로 자사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잠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 홀푸드 마켓 (사진=AFP)
다만 아마존은 오프라인 유통 자체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프레시 식료품 배송 서비스는 유지하고, 홀푸드 중심의 오프라인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수년간 100곳이 넘는 신규 홀푸드 매장을 열고, 소규모 매장인 ‘홀푸드 데일리 숍’도 확대할 계획이다.이는 홀푸드가 가격 경쟁에 휘말리지 않고 프리미엄 식재료와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으로 매장 단위 수익성을 확보해온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 인근에서는 식료품과 생활용품, 일반 상품을 함께 파는 대형 매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아마존 고의 핵심 기술이었던 무인 결제 시스템 ‘저스트 워크 아웃’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마존은 이미 자사 식료품 매장에서는 해당 기술을 제거했지만, 스포츠 경기장과 공연장, 병원, 대학 등을 대상으로 한 기술 판매는 이어가고 있다.
매장 폐쇄에 따른 고용 충격도 불가피하다. 아마존은 구체적인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영향을 받는 직원들이 물류 네트워크나 홀푸드 등 다른 조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소매업 애널리스트는 “프레시와 고 매장 모두 충분한 매출을 내지 못해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아마존의 오프라인 식료품 전략은 형태를 바꿔 계속 이어지겠지만, 현실의 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