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U 통계에 따르면 2024년 EU의 대미 상품 수출액은 약 6400억달러(약 918조원)로 전체 상품 수출의 21%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18%에서 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3위 수출 시장인 영국과 중국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기술과 금융 서비스 의존도도 높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유럽 카드 결제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다. 베를린 디지털 로비단체 비트콤 조사에서는 독일 기업의 80%가 “미국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닐 쉐어링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술과 안보, 금융과 달러를 둘러싼 의존성이 서방 블록을 결속시키는 접착제”라며 “미국이 그 관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유럽은 안보는 미국에, 에너지는 러시아에, 수출 시장으로는 중국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세 가지 모두를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EU는 지난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무역 파트너 다각화에 나섰다. 27일엔 인도와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표했고, 앞서 남미 4개국과도 합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트너 다각화를 통한 ‘새로운 동맹’도 국방과 금융, 첨단기술 접근에서 여전히 미국에 크게 의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의 모리츠 슐라릭 소장은 “유럽의 합의 기반 거버넌스는 강대국 경쟁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며 “유럽은 분할하고 지배하기 쉬운 플레이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 최전선인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경우 지난해 약 350억유로(약 60조3000억원)를 미국에 수출했다. 포르쉐와 메르세데스-벤츠 본사가 있는 이 지역은 지난 2년간 대미 수출이 연 6% 감소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상공회의소의 클라우스 팔은 “다른 시장과 거래를 시도해야 하지만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며 “그린란드를 둘러싼 관세 위협이 기업의 계획과 투자를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슈투트가르트에는 약 2만8000명의 미국인이 주둔하는 여러 미군 기지가 있다. 독일 내 최대 미군 기지는 독일 최대 기지보다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역 공기업은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20년 계약으로 연간 200만톤의 액화천연가스(LNG)를 받기 시작했다.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의 창업자 로버트 보쉬는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훈련받았다. 2차 세계대전 후에는 미국의 자금과 전문성이 독일 자동차 산업 육성에 기여했다.
슈투트가르트 인근 튀빙겐대학의 게오르크 실트 역사학 교수는 “우리는 미국의 우위에 도전하지 않았다”며 “미국인들이 여기 있기를 원하고 사랑하는데, 그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유럽연합(EU) 상품·서비스 무역 추이 (단위: 10억달러, 자료: 미 상무부, WSJ)
*파란 막대가 미국의 수출, 회색 막대는 수입, 검은 선은 무역수지.
*파란 막대가 미국의 수출, 회색 막대는 수입, 검은 선은 무역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