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로주의'에 눈 돌리는 서방국…영국·캐나다 정상 잇단 중국행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29일, 오후 09:45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올해 각국 정상의 중국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초부터 중국을 찾았고 캐나다, 영국, 독일 등 서방국 총리도 중국을 다녀갔거나 조만간 방문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명 ‘돈로주의’(도널드 트럼프식 먼로주의)로 국제정세가 뒤얽힌 상황에서 중국과 경제 협력 등 실익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키어 스티머(가운데) 영국 총리가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AFP)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전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나흘간 중국 공식 방문을 시작했다. 영국 총리가 중국을 찾은 건 8년 만이다. 영국은 그간 인권·안보 등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벌였으나 2024년 노동당 정부가 출범한 후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스타머 총리를 만나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관계와 협력의 기회를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스타머 총리에 앞서 이달에만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 등 중국 고위급과 만났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다음 달 중국을 찾을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중국을 다녀갔다.

한국 역시 이 대통령이 중국 신년 연휴가 끝난 직후인 이달 4일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한국을 비롯해 주요 서방국은 그간 중국과 불편한 관계였으나 최근 들어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 변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후 미국과 서방 관계는 조금씩 금이 가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 압박과 함께 ‘미국의 51번째 주’ 취급을 받기도 했다. 유럽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 시사에 반발하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미국 대척점에 서 있는 중국으로 서방국 정상이 몰리는 이유가 이러한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은 그린란드를 점령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으로 고조됐다”며 “스타머 총리의 방중은 중국이 미국과 달리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글로벌 강국임을 근거로 내세운 서방 지도자의 연속 방문 중 최근의 사례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을 가진 중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실익을 거두려는 의도도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2024년 교역량이 7858억 달러(약 1121조원)에 달하는 제2의 교역 파트너이며 서로 수출과 투자가 필요한 관계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방문에 60여명의 경제·분야 대표단을 거느리고 왔다. 그러면서 “중국과 교류하는 건 국가 이익에 부합하고 기회가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방중 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200여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했다.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중국도 최근 정상 외교를 국제사회에서 ‘중국식 다자주의’를 강조할 계기로 삼고 있다. 미국과 경제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제한과 대만 문제 등 현안이 얽혀 우호 세력이 절실하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옹호하고 실천하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촉진하고 다극화와 포용적 세계화를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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