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하 페달'에서 발 뗐다…월가 "인하, 당분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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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1월 29일, 오후 07:3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통화정책의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다. 세 차례 연속 인하 이후 처음으로 브레이크를 밟은 이번 결정은 연준이 더는 경기 방어를 위해 서둘러 금리를 낮출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AFP)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8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3.5~3.75% 범위로 유지하기로 10대 2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첫 동결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며 반대했지만, 위원회 다수는 ‘지켜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쪽에 섰다.

연준은 성명에서 고용 증가세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업률이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던 ‘고용 하방 위험 확대’ 문구는 이번에 빠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한층 자신감 있는 어조로 경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그 강인함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며 “최근 몇 달간 고용시장이 안정되는 가운데 현재의 금리는 경제를 크게 제약하는 수준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리가 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 자체를 부인한 셈이다.

연준의 경제 진단도 달라졌다. 정책결정문에서 경제 성장 평가를 ‘완만한(moderate)’에서 ‘견조한(solid)’으로 상향 조정했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는 표현도 삭제했다. 파월 의장은 “전반적인 물가 흐름은 대체로 예상 범위 내에 있다”며 “최근 상품 가격 상승의 상당 부분은 관세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관세 발’ 물가 상승을 구조적 인플레이션으로 보지 않는다는 기존의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노동시장 역시 연준을 재촉하지 않는 요인이다. 파월 의장은 “신규 고용은 둔화하고 있지만 실업률은 더 악화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시장 안정 신호와 추가 둔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를 더 내릴 만큼 급박하지도 다시 올릴 만큼 과열되지도 않은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파월 의장은 추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다음 인하 시점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회의마다 유입되는 데이터와 변화하는 전망을 보며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단기 ‘일시 중단’이 아니라, 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동결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월가 역시 같은 해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이번 성명은 연준이 고용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같은 비중으로 고려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며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은 장기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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