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군사행동 가능성에 국제유가 3% 급등…5개월래 최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02:5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29일(현지시간) 약 3% 급등해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30달러(3.41%) 오른 69.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2.36달러(3.7%) 상승한 65.57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7월 말 이후, WTI는 9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 상승은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인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동 지역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이어 OPEC 내 세 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자극하기 위해 보안 병력과 지도부를 겨냥한 제한적 군사 타격을 포함한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이란 당국이 전국적인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이 사망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교체를 유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스라엘과 아랍권 당국자들은 공습만으로는 이란 신정 체제를 무너뜨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보복 조치로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PVM의 존 에번스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인접국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발생할 파급 효과가 시장의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에 반영되는 위험 프리미엄도 확대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 관련 충돌 가능성으로 유가에 배럴당 3~4달러 수준의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추가됐다”며 향후 긴장이 더 격화될 경우 3개월 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72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은 이날 이란의 시위 강경 진압과 관련해 신규 제재도 채택했다.

다만 유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들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상을 재차 제안하면서 전쟁 종식 시 러시아산 원유 공급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론이 텡기즈 유전의 정상 가동을 조만간 회복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공급 차질이 해소될 경우 시장에 추가 물량이 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약세 역시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2022년 초 이후 최저 수준 부근에 머물고 있으며,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원유 가격을 해외 수요자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든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당분간 동결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점도 원유 수요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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