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역적자 11월에 94% 급증…수입 반등·수출 감소 영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05:1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무역적자가 11월 들어 전달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관세 정책 영향으로 월별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수입이 급증하고 수출이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11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무역적자가 568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10월보다 94.6% 증가한 것으로, 월간 기준 증가율로는 1992년 이후 최대폭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도 웃돌았다.

11월 전체 수입은 전월 대비 5% 증가했다. 컴퓨터와 반도체 등 자본재 수입이 늘어난 데다, 의약품 반입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수출은 3.6% 감소했다. 금 수출이 줄어든 점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해당 수치는 물가 조정 전 기준이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연합(EU)과의 교역에서 적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EU와의 상품 무역적자는 한 달 새 82억달러 늘어 전체 적자 증가분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과의 상품 무역적자는 약 10억달러 줄었지만, 캐나다와의 적자는 확대됐고 멕시코와의 적자는 소폭 축소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1∼11월 누적 무역적자가 8395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4% 증가했다. 다만 최근 수년과 비교하면 무역적자 규모 자체는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무역 지표는 관세를 통해 무역 불균형을 축소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 속에서 관세 발표와 유예, 조정이 반복되며 교역 흐름이 크게 출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관세 발표에 대응해 의약품과 비(非)통화용 금 거래가 급증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관세 이후 제조업의 본격적인 미국 내 이전(온쇼어링)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웰스파고의 섀넌 그라인, 팀 퀸란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이후 대규모 제조업 이전이 나타났다는 신호는 아직 미약하다”며 “기업들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를 다시 쌓으면서 올해 수입 증가세가 일정 부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Now 모델이 추정한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기준 5.4%에서 4.2%로 낮아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하반기 고성장 기대에 다소 찬물을 끼얹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같은 날 발표된 별도 지표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큰 변동이 없었으며,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해 노동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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