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AI투자 부담에 시총 약 4300억달러 증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전 05:2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린 여파로 주가가 12% 가량 급락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4300억달러가 증발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빅테크의 막대한 AI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면서, 미국 증시 전반에도 충격이 확산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진=AFP)
29일(현지시간) 오후 3시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약 12% 급락하고 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장 마감까지 이 수준이 유지될 경우 하루 시가총액 감소 규모로는 주식시장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기록이 된다. 앞서 지난해 저비용 AI 모델을 출시한 딥시크(DeepSeek) 여파로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약 593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잃은 것이 사상 최대였다.

이번 급락은 전날 장 마감 후 공개된 실적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2월까지 석 달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자본지출(CAPEX)이 전년 대비 66% 급증한 375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핵심 성장 동력인 애저(Azure)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률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다만 조정 기준 순이익과 매출은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대규모 매도세는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장중 한때 2.6%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1.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고, S&P500 지수도 0.6% 하락했다. 알파벳과 엔비디아 역시 장중 한때 각각 1000억달러 이상 시가총액이 줄었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클라우드 계약 잔액 6250억달러 가운데 약 45%가 오픈AI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특정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바클레이스의 비누 크리슈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는 “투자 규모가 너무 커진 만큼, 이제 시장의 관심은 투자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확실하게 이를 수익화할 수 있느냐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마니시 카브라도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픈AI 노출도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FT는 앞서 오픈AI가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주요 인프라 제공업체로부터 약 4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I 생태계 내에서 자금이 순환 구조를 이루는 ‘순환 금융(circular financing)’에 대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라클은 오픈AI와 3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주가가 4.5% 하락했고, 엔비디아도 0.8% 덜어지고 있다. 반면 메타는 실적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주가가 10% 넘게 급등해, 대형 기술주 간 주가 흐름의 격차가 뚜렷해졌다.

크리슈나 책임자는 “초대형 기술주 간 주가 상관관계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AI 투자에 대한 서사가 ‘모두가 함께 오르는 국면’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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