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그러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미 투자를 약속한 일본 역시 안심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이유로 식탁을 뒤엎으려(합의를 뒤집으려)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한국 정치권에서 당혹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합의 불이행 원인과 관세 인상 품목으로 지목한 자동차, 목재, 의약품에도 주목했다.
이처럼 일본이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 가까운 동아시아 동맹국이라는 점을 비롯해 대미 투자, 관세율 등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는 일본 역시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품목이다. 또한 일본은 한국(3500억달러)보다 많은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닛케이는 “한국 국회에서 무역합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고, 정부에선 최근의 급격한 원화 약세로 올해 상반기 중 대미 투자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두 상황이 맞물리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극적’으로 비춰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가 대미 투자 지연뿐 아니라 한국의 디지털 서비스 규제를 향하고 있다는 한국 내 관측도 소개했다.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한이 한국 정부에 전달된 이후 해당 사안이 양국 간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고 부연했다.
닛케이는 한국은 네이버·카카오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진입 장벽이 높다며 ‘구글맵’을 예로 들었다. 구글맵은 한국에서 도로 경로 등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데, 한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사용 요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 정부가 발표한 관세 합의 문서에는 ‘디지털 서비스에 관한 법령이나 정책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고,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닛케이는 “한국 국회는 오히려 플랫폼 대기업의 과점 규제를 위한 법안과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 심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미국은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자국 거대 IT 기업들이 규제 대상이 되면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의 인터넷 사용료를 비관세 장벽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닛케이는 “한국에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통신량이 증가하자 플랫폼 기업이 사용료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무역합의의 불안정성을 드러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해 첫 프로젝트 합의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불만을 제기하며 또다시 ‘관세 카드’를 꺼내들지 모른다. 방심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