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공급망 전담 대화채널 신설한다…1차 회의 임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0일, 오후 05:3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한국과 유럽연합(EU)이 공급망 안보 강화를 위한 별도의 전담 대화채널을 신설하고, 조만간 1차 회의를 개최한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 대사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EU는 한국과의 공급망 관련 중점 대화채널 출범을 결정했다”며 “1차 회의가 머지않아 개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2일 브뤼셀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간에 개최된 제2차 한·EU 전략대화(EU·ROK Strategic Dialogue)와는 별개의 채널이다. 아스투토 대사는 “전략대화는 외교장관급 회의”라며 “공급망 대화는 그와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품목 아닌 ‘전방위’ 접근

주목할 점은 이번 대화가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스투토 대사는 “공급망 자체가 워낙 광범위한 이슈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1차 대화이기 때문에 더욱 전체적인 관점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의 취지와 관련해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모범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한국과 EU가 함께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채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부연했다.

EU는 최근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희토류, 배터리 원자재,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핵심 소재·부품에서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안정적·신뢰 가능한 공급망이 최우선”

아스투토 대사는 “안정적이고 신뢰 가능한 공급망 구축이 한-EU 협력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EU는 규범에 기반한, 예측 가능하며,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은 EU와 공동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협력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EU는 한국을 ‘유사입장국(like-minded partner)’으로 분류하며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삼고 있다. 양측은 지난 2011년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2024년 안보·국방 파트너십까지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해왔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관세 위협 속 ‘제3 협력축’ 부상

이번 공급망 대화채널 신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 관세 정책과 미국·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EU가 ‘제3의 협력축’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했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훨씬 더 높은 관세(최대 60% 수준) 부과를 공약·검토해 왔다. 한국과 EU는 모두 대미 무역흑자국으로 관세 압박에 직면해 있다.

EU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인도와 FTA 합의에 이르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아스투토 대사는 “EU는 항상 분절보다는 협력, 불확실성보다는 파트너십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12월 EU의 대표적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준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하게 됐으며, 한-EU 디지털 무역협정도 최종 단계에 있다.

아스투토 대사는 “한-EU FTA가 그린 파트너십, 디지털 파트너십으로 보완되고 있다”며 “AI, 퀀텀컴퓨팅 등 가장 혁신적인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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