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지원 늦어지자…우크라, 영하 20도 넘는 혹한에 "얼어죽을까 대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31일, 오전 11:0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속했던 에너지 지원 자금이 집행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 속에 전력난까지 겹치면서다.

지난 1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도 키이우에서 한 청년이 저녁에 버스를 타고 가며 얼어붙은 창문에서 서리를 닦아내고 있다. (Photo by Sergei GAPON / AFP)


◇ 수억달러 규모 에너지 지원 자금 집행 지연 반복돼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미국·유럽 관계자를 인용해 “수억 달러 규모의 대(對)우크라이나 에너지 지원이 미집행 상태로 남아 있다”며 “전쟁으로 파괴된 전력망이 겨울 한파로 한계 상황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 자금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과 에너지 인프라 복구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USAID가 사실상 해체되면서 일부 자금이 집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행정부는 지난 2024년 중반 약 8억 2400만달러(약 1조 2000억원)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자금이 에너지 인프라에 ‘특정해 배정된 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예산관리국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지원 프로그램(AEECA) 아래 일부 자금이 남아 있지만, 이는 에너지 분야 전용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며 일부는 우크라이나 핵심 광물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프리 파이엇 전 국무부 에너지 담당 차관보는 “해당 자금은 명백히 의회에 에너지 부문 지원으로 통보된 예산이었다”며 반박했다. 그는 “푸틴이 다시 ‘겨울을 무기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신속히 복구 장비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행정 혼란으로 지원 늦어져…“당국, 주민 동사 대비”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여러 차례 중단하거나 지연시키면서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압박하기도 했다”면서 “이번에는 그런 의도적 지연이 아니라 행정 혼란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직 재편으로 해외 지원 업무 체계가 크게 흔들린 점도 주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USAID 해체와 국가안보회의(NSC) 축소로 정책 조정 기능이 약화되면서, 어떤 기관이 자금을 집행할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는 정전이 수 시간에서 수 일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난방이 끊겨 실내 온도가 7도까지 떨어지고 있다. 수돗물 공급도 불안정하다. 다음주에는 최저기온이 영하 2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외교단에 제출한 자료에서 “국가 주요 발전소가 모두 손상되거나 파괴됐다”며 “현재 6억 7500만유로 규모의 에너지 복구 자금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현지 비정부단체 ‘라좀(Razom)’의 미콜라 무르스키 국장은 “정부가 고층 아파트 상층부 주민들이 얼어 숨질 가능성에 대비해 시신 수습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며 “상황이 매우 참혹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러시아는 극심한 추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달 1일까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협상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다음달 1일에 3자 회담을 개최하기로 예정돼 있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일시와 장소는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24일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두고 3자 회담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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