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워시 차기 연준의장은 매파 아닌 정치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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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01일, 오전 09:32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통화긴축 선호 매파가 아닌 정치적 동물”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반면 월가는 “안전한 선택”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사진=AFP)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온라인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의 자신 계정에 올린 글에서 “워시를 통화정책 매파로 묘사하는 것은 범주 오류”라며 “그는 정치적 동물”이라고 주장했다. 평소 친(親)민주당 성향 글을 게재해온 크루그먼 교수는 “워시는 민주당이 백악관을 차지했을 때만 긴축 통화정책을 요구하고 모든 경기부양 시도에 반대했다”며 “모든 트럼프 지지자들처럼 2024년 11월 이후로는 금리 인하를 옹호해왔다”고 지적했다.

워시 전 이사는 2006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연준 이사로 임명돼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인 2011년까지 재직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11월 연준이 2차 양적완화(QE) 조치를 결정할 당시 연준 이사회 멤버 중 유일하게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워시는 자신의 주장이 완전히 틀렸음에도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대신 민주당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계속 새로운 논거를 만들어내며 금리 인상을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워시의 동료 위원들은 대부분 그를 무시할 것”이라며 “다만 경멸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워시가 연준 의장직에 오른 다섯 가지 이유로 △화장품 재벌 로널드 로더의 딸과 결혼해 막대한 부를 얻은 점 △영향력 있는 인물들에게 잘 보이는 능력 △인상적으로 들리지만 논리적 근거가 없는 화술 △공화당 충성파로서의 정치적 성향 △트럼프가 생각하기에 의장직에 어울리는 외모 등을 꼽았다. 그는 “연준은 항상 전문성을 자랑스러워했고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아왔지만, 미국을 휩쓸고 있는 광기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할 수 없다”며 “연준에 굴욕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월가 주요 인사들과 다수 전문가들은 워시 후보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워시는 탁월한 선택”이라며 “연준 정책이 지나치게 완화적일 때와 긴축적일 때의 위험을 모두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워시는 깊은 전문성, 폭넓은 경험, 날카로운 소통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연준 개혁과 현대화에 대한 그의 공언은 정책 효과성을 높이고 정치적 독립성을 보호하는 데 좋은 징후”라고 옹호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워시를 시장의 신뢰를 가진 후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캐나다와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엑스에 “워시는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중앙은행을 이끌기에 환상적인 선택”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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