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16세미만 SNS 전면금지 추진…“중독·학대의 공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03일, 오후 11:43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호주에 이어 스페인 정부도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청소년의 온라인 중독과 유해 콘텐츠 노출을 막기 위한 조치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 연설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모든 플랫폼이 의무적으로 연령 확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체스 총리는 “아이들이 더 이상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스스로 탐색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며 “SNS는 중독·학대·외설·조작·폭력의 위험한 공간이 됐다. 이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플랫폼 기업들은 단순히 나이를 묻는 ‘선택 박스’ 수준의 형식적 절차로는 안 된다”며 “실제로 기능하는 기술적 장치, 즉 생년월일 검증과 신원 인증이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12월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금지한 법안을 통과시킨 이후, 유럽 각국에서 전파되고 있는 글로벌 흐름과 맞닿아 있다. 현재 프랑스, 덴마크, 말레이시아,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등이 유사한 규제를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스페인 정부는 아동 보호를 위한 ‘디지털 안전 패키지’의 일환으로 이번 법안을 준비 중이며, 내각은 조만간 관련 세부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산체스 총리는 틱톡(TikTok), 인스타그램(Instagram), 그록(Grok) 등 주요 플랫폼에서 확산되는 불법·혐오 발언 콘텐츠에 대해 경영진이 형사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예고했다.

또한 알고리즘 조작과 불법 콘텐츠 확산 행위를 명확히 불법으로 규정하는 새로운 법안을 다음 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플랫폼 기업이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 콘텐츠를 노출하거나, 광고 수익을 위해 추천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추진하는 연령 제한은 청소년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국제적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 조치가 의회를 통과할 경우, 유럽연합(EU) 내에서 가장 강력한 청소년 SNS 규제법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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