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포모'에 지출 경쟁…과잉 투자 우려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06일, 오전 10:5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대규모 투자 계획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 경영진들이 향후 인공지능(AI)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공포에 지출 경쟁을 벌이면서 월가를 중심으로 AI 과잉 투자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사진=AFP)
아마존은 5일(현지시간) 실적발표에서 올해 자본 지출 규모가 전년대비 60% 급증한 2000억달러(약 293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예상인 1500억달러(약 220조원) 수준을 훨씬 웃도는 투자 계획이 아마존의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1% 이상 급락했다.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시장 예상치인 2112억7000만달러를 웃돌았지만, 주당순이익(EPS)는 시장 예상치 1.96달러보다 0.01달러 낮았다. 올 1분기 매출액 역시 1735억달러~1785억달러로 11~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222억달러를 밑도는 165억∼215억달러로 제시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AI, 칩, 로봇, 저궤도 위성들과 같은 획기적인 기회를 고려해 올해 200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투자 자본에 대한 강력한 수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구글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뒀지만 이날까지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알파벳은 지난 4분기 매출(1138억2800만 달러)과 영업이익(359억3400만 달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16% 증가했다. 클라우드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8%나 성장했다.

그런데도 알파벳 주가가 내린 것은 구글이 올해 자본 지출 규모를 전년대비 두 배로 늘린 1750억~1850억달러로 제시한 탓이다. 알파벳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네트워크 확충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4분기 실적을 내놓은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자본 지출이 전년동기대비 66% 급증했다는 발표에 주가가 10% 이상 주저 앉았다. 메타 역시 올해 1300억달러에 달하는 자본 지출을 예고했다. 상위 4개 하이퍼스케일러 기업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는 올해 총 6300억달러(약 927조원)가 넘는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출혈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1만명 이상의 대규모 해고를 감행하고 돈이 안 되는 사업을 접는 등 모든 구조조정이 AI 투자금 마련을 위한 작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빅테크 경영진들이 ‘내가 투자하지 않는 돈은 곧 경쟁사가 투자하고 있는 돈’이라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투자자들은 막대한 AI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4개 기업 주가는 일제히 지난해 최고점 대비 5~15% 가량 하락했다.

로이터는 “월가는 빅테크 기업에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그에 상응하는 경영 성과를 보여줄 때에만 지속될 수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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