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다니엘 베하라노는 역채용 서비스를 통해 자원봉사 관리 회사의 플랫폼 엔지니어 겸 데이터 과학자 자리를 얻었다. 그는 첫 월급의 20%를 역채용 서비스 업체에 수수료로 지불했다. 베하라노는 “지원자 추적 시스템으로 분류된 수많은 후보자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상쾌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에서 해고된 숀 콜(42)은 약 1년간 구직에 실패한 끝에 프리랜서 마켓플레이스의 역채용 담당자에게 약 400달러(약 58만원)를 지불했다. 이력서 맞춤화와 2주 내 50개 일자리 지원 비용이었다. 부사장급 포지션을 포함한 다양한 일자리를 찾았지만 인터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 역채용 서비스 업체는 월 1500달러(약 220만원) 수수료에 주당 최대 100개 지원서를 제출하고, 채용 성공 시 첫해 연봉의 10%를 추가로 받는다. 이 회사를 창립한 알렉스 신카로브스키는 동남아시아에서 15명을 고용해 이력서를 맞춤화하고 인공지능(AI)으로 목표 회사 직원들에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자동 발송한다고 밝혔다.
역채용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미국 고용시장의 급격한 냉각이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구인 자리보다 실업자가 더 많아졌다. 평균 구직 기간은 약 6개월에 육박한다.
지난해 12월 채용률(전체 고용 대비 신규 채용 비율)은 3.3%로 팬데믹 이전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Y-파테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그레고리 다코는 “노동시장에 관한 한 우리는 깊은 동결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떠나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12월 자발적 퇴사자는 320만명으로 2022년 3월(450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퇴사율은 2%로 팬데믹 이전(2.3%)보다 낮다. 채용의 대부분이 퇴사자를 대체하는 것인 만큼, 퇴사자 감소는 채용 감소로 이어진다.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페롤리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자리에 머물러 있고, 그로 인해 대체 채용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채용 속도가 낮아 사람들이 이직을 꺼리고, 이직자가 적어 채용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실직 시 3개월 내 재취업 가능성을 43%로 평가했다. 이는 조사 시작(12년 전) 이래 최저 수치다. 미시간대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향후 12개월 내 실업률 상승을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도 채용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브루킹스 연구소와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연구소 경제학자들은 실업률 안정 유지에 필요한 월간 일자리 증가 수를 2024년 약 14만개에서 2025년 하반기 약 3만5000개로 추산했다. 올해는 월 1만5000개 수준으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AI의 영향도 제기했다. 스탠포드대 연구진은 소프트웨어 개발 등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청년 고용이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페롤리는 “최근 대학 졸업생 실업률 증가가 AI의 영향을 반영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결국 필요하지 않을 수 있는 역할에 신규 채용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 채용 업계는 역채용 모델에 우려를 표했다. 임원 헤드헌팅 회사의 공동 창립자인 켄 조던은 “이 회사들은 마케팅을 정말 잘하고, 취약한 구직자들이 쉽게 설득당할 수 있다”며 구직자에게 요금을 청구하는 것의 윤리성과 대량 지원 전략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역채용 서비스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역채용 서비스 업체 리퍼(Refer)의 앙드레 함라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채용 서비스는 기업이 비용을 내기 때문에 구직자가 상품처럼 취급되지만, 우리는 구직자가 직접 비용을 지불하므로 구직자의 이익을 위해 일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리퍼는 매일 약 50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8월(10명)보다 5배 증가한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