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2월 소매판매 ‘깜짝 정체’…연말 소비 동력 급속 둔화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12:0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12월 소매판매가 보합세를 기록하는 등 연말 소비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천후와 관세 부담,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압박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서 12월 소매판매가 11월의 0.6% 증가 이후 보합(0.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4%)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 역시 보합으로, 예상치(+0.3~0.4%)에 미치지 못했다.

연간 기준 소매판매 증가율은 2.4%로, 11월(3.3%)에서 뚜렷하게 둔화됐다. 이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2.7%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13개 소매 품목 가운데 8개 부문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의류점과 가구점 매출이 줄었고, 자동차 판매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건축자재점과 스포츠용품점 등 일부 품목만 증가했다. 기타 소매업체와 가구점 매출은 각각 0.9% 감소했고, 의류·액세서리 매장은 0.7%, 전자제품·가전 매장은 0.4% 줄었다. 온라인 판매 증가율은 0.1%에 그쳤다.

소득 계층별 소비 격차도 다시 부각됐다. 주식시장 강세의 수혜를 입은 고소득층 소비는 상대적으로 견조했지만, 임금 상승세가 제한적인 중·저소득층의 재량 소비는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토머스 라이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소매판매 부진만으로 4분기 성장세가 훼손되지는 않겠지만, 1월 혹한에 따른 소비 약세까지 감안하면 이번 분기 소비 증가율은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내총생산(GDP)에 직접 반영되는 ‘컨트롤 그룹’ 소매판매는 12월에 0.1% 감소해 시장 예상(+0.4%)과 달리 뒷걸음질쳤다. 이 지표는 음식 서비스, 자동차, 건축자재, 주유소를 제외한 핵심 소비를 반영한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추적 모델은 앞서 가계 소비가 4분기 성장률에 2%포인트 이상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번 소매판매 지표를 반영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는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지표는 하루 뒤 발표될 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를 앞두고 공개됐다. 시장에서는 고용 증가 폭이 5만5000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월가 금융기관들은 연간 통계 수정까지 감안하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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