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빗썸 비트코인 사고, 韓가상자산 신뢰·통제 시험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1일, 오전 07:3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빗썸 비트코인 사고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구조적 신뢰·통제 실패를 보여줬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00억달러가 실수로 주어지는 역대급 비트코인 대참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빗썸은 이달 6일 오후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400억달러(약 58조원) 가치에 달하는 비트코인 62만개를 지급했다. WSJ은 “거대한 실수”라면서 “원래는 저렴한 커피 한 잔 값 정도인 2000원을 받아야 했던 당첨자가 순간적으로 1억 2000만달러(약 1749억원)가 넘는 비트코인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표현했다.

이후 비트코인을 거래하려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일순간 17% 급락했다. 이후 빗썸은 약 30분 만에 거래를 차단했지만 이미 일부 당첨자가 비트코인 1788개를 빠르게 처분한 뒤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빗썸에 따르면 총 손실 규모는 약 68만 5000달러(약 9억 9873만원)에 달한다.

WSJ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개인 투자자 중심 가상자산 시장 중 하나”라고 표현하면서 그런 한국의 2위 거래소인 빗썸이 이번 사태로 자초한 위기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국회의원들은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규제 당국은 이번 사고가 한국 디지털 자산 산업의 근본적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고도 WSJ는 전했다.

WSJ는 비트코인 사기 탐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빗썸의 실제 비트코인 보유 물량은 약 5만개 수준으로 추정됨에도 어떻게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빗썸 정식 검사에 돌입, ‘유령 코인’ 문제를 본격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WSJ는 한국 규정상 가상자산 거래소는 실제 보유 수량을 초과하는 거래를 허용할 수 없으나 이번 빗썸 사고는 그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문가를 인용해 내부 통제의 치명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대규모의 비트코인 오지급이나 분실은 매우 드물다고 WSJ는 짚었다. 영국의 한 남성은 채굴한 비트코인 7500개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2013년 사무실 정리 도중 실수로 버린 후 이를 되찾기 위해 수년째 노력하고 있다. 2021년에는 현재 파산한 가상자산 대출 업체 블록파이가 일부 사용자에게 수백 개의 비트코인을 잘못 송금했으나, 이후 상당 부분을 회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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