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코카콜라가 5년 만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가당 음료가 건강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확산한데다 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음료 수요가 줄어서다.
미 캘리포니아주의 한 식료품점에 진열된 코카콜라. (사진=AFP)
코카콜라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한 118억 2000만 달러(약 17조 2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0억 5000만 달러(약 17조 5000억원)를 밑도는 수치다. 코카콜라가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은 5년 만이다. 다만 가격 인상 효과로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대비 3% 증가한 23억 달러(약 3조 35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카콜라 매출이 저조한 것은 지난해 4분기 코카콜라의 판매량은 1% 증가에 그치는 등 부진했기 때문이다. 주스 및 가공 유제품 판매량도 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 탄산음료 수요가 특히 저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정책 기조의 여파로 옥수수 시럽과 설탕에 대한 유해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미 5개 주 정부는 지난달부터 저소득층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 지원금으로 탄산음료 구매를 금지했다. 올해는 더 많은 주로 비슷한 규제가 확산할 예정이다. 코카콜라의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인 멕시코에서도 지난 1월부터 설탕세를 인상했다. 위고비와 오젬픽 등 체중 감량 약물이 대중화한 것도 탄산음료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인플레이션과 관세 등 경제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저소득층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미국 편의점에서 2달러(약 2900원) 미만의 227㎖짜리 소용량 캔 음료를 출시했으나 연간 음료 판매량은 변동이 없었다.
반면 무설탕 탄산음료와 생수, 스포츠음료, 커피, 차, 프리미엄 제품 등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설탕을 넣지 않은 코카콜라 제로 판매량은 지난해 13% 급증했다. CNBC는 “소비자들이 더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음료에는 기꺼이 지출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코카콜라는 올해 매출이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인 5.3%와 지난해 성장률인 5%보다 저조한 수치다. 회사의 성장률 둔화 전망에 이날 코카콜라 주가는 1.5% 하락했다. 내달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예정인 엔리케 브라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 세계 식품 기업들이 저당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만큼 코카콜라도 혁신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