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체’ 공포에 부동산 서비스주도 ‘와르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2일, 오전 07:5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뉴욕증시에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이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가 해당 업체까지 덮친 것이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CBRE그룹 및 존스 랭 라살 주가는 각각 12.24%, 12.46% 하락했다. 쿠쉬맨 앤드 웨이크필드 주가도 13.82% 급락했다. CBRE그룹과 쿠쉬맨 앤드 웨이크필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KBW(Keefe, Bruyette & Woods)의 제이드 라흐마니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투자자들이 AI 기반 혁신에 취약할 것으로 보이는 고비용·노동집약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서비스 그룹이 ‘AI 공포 트레이드(AI scare trade)의 최신 타깃이 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1주일 남짓 기간 이상 동안 소프트웨어 기업, 사모 대출 회사, 자산운용사, 보험 중개 회사 주가를 연이어 내던진 투자 심리가 부동산 서비스주로 번졌다는 의미다.

라흐마니 애널리스트는 다만 “복잡한 딜 메이킹(거래 주선)에 대한 즉각적인 위험은 과장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AI가 미칠 영향은 여전히 ‘기다려 보는’(.waitKey-and-see)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매도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사무실 수요 붕괴와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거래 물량이 급감하며 발목을 잡혔던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또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AI 호황은 데이터센터와 고품질 오피스 임대 등 일부 분야에 강세를 가져왔지만, 투자자들은 AI가 임무 자동화와 거래 프로세스 단순화로 인해 결국 부동산 서비스 비즈니스의 일부를 압박할 수 있는지 저울질하고 있다.

CBRE그룹과 존스 랭 라살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호텔·창고, 주거용 아파트, 생명과학 연구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산관리·감정평가·투자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펴 왔다.

AI 공포 트레이드는 지난주 앤스로픽이 법률 서비스, 금융 리서치 등 여러 분야의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를 잇따라 출시하며 표면화됐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일부 급격한 매도가 ‘반사적·일시적’ 반응일 수 있고, 위험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바클레이스의 브랜던 린치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가 하락이 “사실상 뉴스가 거의 없는 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낙폭이 과도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약세는 AI가 고용시장과 상업용 부동산 수요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도 “이런 위험 요인은 어제와 달라진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제프리스의 조 딕스타인 애널리스트도 “임대·자본시장 비즈니스에 대한 AI의 위협은 제한적”이라며 CBRE그룹과 동종 업계가 보유한 데이터 규모와 산업 내 관계망, 대형 임대계약·대규모 거래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는 위치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위험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