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이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 러시아에선 왓츠앱에 더이상 접속할 수 없게 됐고, 대규모 혼란을 야기했다. 왓츠앱은 러시아에 최소 1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FT는 “앱 속도를 심하게 늦추는 이전의 ‘속도 제한’ 방식과 다른 ‘전면 봉쇄’”라며 “가상 사설 네트워크(VPN) 등 까다로운 우회 접속을 통하지 않고서는 접근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정부가 왓츠앱 접속을 장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차단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지난 수개월 동안 자국민들을 상대로 중국의 ‘위챗’(WeChat)과 같은 감시 목적의 국가 메신저 ‘맥스’(Max) 사용을 유도해 왔다.
지난해 국가 메신저로 공식 지정된 이 앱은 왓츠앱, 텔레그램 등과 달리 암호화가 돼 있지 않아 사용자에 대한 감시가 가능하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 운영하는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SNS) ‘브이콘탁테’(VKontakte·VK)가 보유해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메신저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도 가능하다.
로스콤나조르는 전날 텔레그램에도 단계적 제한을 예고했다. 이후 텔레그램의 속도가 현저히 저하된 것으로 전해졌다. 1억명 이상의 러시아인들은 뉴스·엔터테인먼트 소비 채널로 텔레그램을 활발히 사용해 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장 근처의 러시아 병사들이 정보를 교환하거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주민들이 드론·미사일 공격 경고를 전달받는 데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이 때문에 텔레그램 제한 조치는 오히려 내부 반발을 낳고 있으며, 여기엔 푸틴 정권 지지자들도 포함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왓츠앱과 텔레그램에 대해 ‘부분적 제한’ 조치를 도입해 음성 통화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왓츠앱은 지난해 12월부터 접속 속도도 70~80%까지 떨어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메타가 운영하는 또다른 SNS 서비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도 온라인 디렉터리에서 삭제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이들은 이미 극단주의(extremist) 서비스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나 엑스(X·옛 트위터) 등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소셜미디어(SNS) 서비스를 제한해 왔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VPN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었으며, 유튜브는 접속 속도가 뚜렷히 느려졌다.
왓츠앱은 “오늘 러시아 정부가 사용자들을 국가가 소유한 감시 앱으로 몰아가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왓츠앱을 완전히 차단하려 했다. 1억명 이상의 사람들을 개인적이고 안전한 통신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은 후퇴한 조치이며, 결과적으로 러시아 국민의 안전을 오히려 떨어뜨릴 뿐”이라고 비난했다.
텔레그램의 러시아 출신 공동 창업자 파벨 두로프도 이번 제한을 강하게 비판하며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정답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텔레그램은 어떤 압박에도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