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링크 6000대 이란에 밀반입…반정부 시위 지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3일, 오전 07:3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위성 인터넷 단말기 ‘스타링크’ 수천대를 이란에 밀반입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이란 정부가 통신망을 차단하자 스타링크를 통해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이란 테헤란의 발레아레스 광장에 있는 한 건물에 전시된 반미 광고판.(사진=AFP)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시위대 유혈 진압에 나선 이란 정부가 인터넷 접속까지 차단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반체제 인사들의 인터넷 접속을 위해 해당 장비 6000대를 이란에 보냈다. 미국 정부가 이란에 스타링크 장비를 직접 반입한 것은 처음으로, 미국이 비밀리에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미 국무부가 최근 몇 달 동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로부터 스타링크 단말기를 약 7000대를 구매했고 이중 대부분은 1월에 구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내 ‘인터넷 자유’ 관련 프로그램에 배정된 일부 예산을 스타링크 구매로 전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링크 이란 반입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직접 승인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WSJ는 부연했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미국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를 조직하는 데 관여했다고 비난했다. 미국 정부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해왔는데, 이번 스타링크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지원했음을 보여준다고 WSJ는 평했다.

이란에서 스타링크 소지는 불법이다. 지난해 제정된 법률에 따라 이란에서 스타링크 단말기 소지가 적발되면 미국과 이스라엘을 위한 스파이 행위로 간주돼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이란 당국은 해외 언론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고, 스타링크 사용이 의심되는 가정의 집을 수색해 단말기를 색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이란 내 스타링크 가입자는 4만∼5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는 연일 이란을 향해 신속한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이란과의 핵 협상 시한을 최대 한 달로 제시하면서 “협상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매우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WSJ은 미 국방부가 중동 지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한 데 이어 중동에 두 번째 항모 전단을 배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 미국의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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