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AFP)
그러면서 “영국과 우리의 관계는 오랫동안 강력하고 굳건했지만, 스타머 총리는 이전에 들어본 적도 없는 어떤 집단의 주장 때문에 이 중요한 섬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의 주장이 허구적이라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사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차고스 제도는 영국령인 인도양에 속해 있지만, 모리셔스가 오랜 기간 영유권을 주장해 왔다. 다만 영국 정부는 관련 법안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보류하기로 한 상태다.
영국은 1971년 디에고 가르시아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활주로와 항만 시설을 확충한 뒤 1970년대 중반부터 미국과 공동 군사기지로 운영해 왔다. 이 기지는 단순한 군사기지를 넘어 미·영 동맹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심해항을 비롯해 항공모함과 스텔스 폭격기 B-2 출격이 가능한 활주로를 보유하고 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는 약 5200㎞ 떨어져 있다.
미국과 영국이 이 곳을 동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인도·태평양 지역 감시 및 정보수집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어, 안보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전략적 거점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협상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한 정권의 잠재적 공격을 없애기 위해 디에고 가르시아와 페어퍼드에 위치한 공군기지를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 공격은 영국뿐 아니라 다른 우호적인 국가들을 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스타머 총리는 어떤 이유로든 디에고 가르시아의 통제권을 불확실한 100년 임대 계약을 통해 잃어서는 안 된다. 영국은 이 땅을 빼앗겨선 안 되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위대한 동맹국에 큰 오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은 이란 핵시설 공습을 앞두고 디에고 가르시아에 B-2 폭격기를 전진 배치한 바 있다. 다만 실제 공격은 미국 미주리주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기체가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언제나 영국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고, 기꺼이 그럴 것이고, 그럴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워키즘’(Wokeism)과 그 밖의 여러 문제들 앞에서도 강인하게 버텨야 한다”며 “디에고 가르시아를 내주지 말라!”고 거듭 촉구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핵협상을 8개월 만에 재개한 상태다. 미국은 이란 인근에 대규모 미 항모 전단을 배치하고, 수천명의 병력과 전투기, 방공 시스템을 추가로 증파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봉쇄하고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등 최악의 경우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인도양 차고스 제도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위치한 미국·영국 공동 군사기지. (사진=AFP)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합의를 “커다란 어리석음”, “약함의 표시”라고 비난하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해야 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또 이달 초엔 “스타머 총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합의를 체결했다고 이해한다”며 누그러뜨린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 국무부가 전날 “미국은 영국이 모리셔스와 체결한 차고스 제도 관련 합의를 지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것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이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게시물이 곧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정책 입장이다. ‘당사자(트럼프)’의 발언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다음 주 모리셔스와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안보협력·운용 문제를 논의하는 양자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