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中, 보조금 절반으로 줄여야…위안화도 16% 저평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19일, 오후 03:4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에 산업 보조금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도록 공식 권고했다. 중국의 과잉 생산과 보조금 정책을 둘러싼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지적이다. 산업 보조금 정책이 대규모 무역흑자와 과잉생산으로 이어져 교역 상대국과 글로벌 경제에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IMF 측의 설명이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 항구. (사진=AFP)
◇보조금 GDP 4%→2% 감축해야…“수출 공세로 타국 피해”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IMF는 이날 중국 경제에 대한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중국이 핵심 산업 분야 기업들에 국내총생산(GDP)의 약 4%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면서, 중기적으로 이를 2%포인트 감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IMF는 보조금 규모와 관련해 “국제 비교가 어렵다”면서도 2022년 유럽연합(EU)의 국가 지원금은 GDP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1.5%였다고 전했다. IMF가 중국에 산업정책 축소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구체적인 축소 규모를 수치로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또 “중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다른 교역국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이는 부진한 내수 수요와 맞물려 성장 동력으로서 제조업 수출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었다”며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소비 주도 성장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흑자 일부는 위안화의 실질적 평가절하에서 비롯됐다”며 위안화 가치가 약 16%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인위적인 환율 개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소날리 자인-찬드라 IMF 중국·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중국의 산업정책이 일부 분야에선 기술 혁신을 가능케 했으나, 전반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었다”며 자원 배분 왜곡과 과도한 지출을 문제로 꼽았다.

이번 권고는 중국이 전기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제품 수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서방과의 보조금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중국의 수출이 수입을 1조 2000억달러 초과해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중국 GDP의 3.7%에 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IMF는 중기적으로는 중국의 무역흑자 규모가 축소돼 2030년엔 GDP 대비 2.2%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이 역시 정상 수준인 0.9%를 여전히 크게 상회한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이번 IMF 보고서는 미국과 다른 선진국들이 오랫 동안 제기해온 비판과 일맥상통한다. 예를 들어 2024년 보고서에선 전혀 언급된적 없는 ‘대외 불균형’이라는 용어가 10회 이상 쓰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수 부진으로 수입은 계속 위축되면서도 위안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만 증가하는 중국의 무역 구조를 “감당할 수 없는 불균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골드만삭스의 분석 시각과도 상당 부분 겹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불과 3년 안에 세계 GDP의 1%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역사상 어떤 국가보다도 큰 규모”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위안화가 적정 가치보다 25% 낮은 수준이라며 환율 정상화를 촉구했다.

(사진=AFP)
◇‘소비 주도 성장’ 모델 전환해야…中 “보조금 규모 과장돼”

IMF는 중국이 지난해 과도한 가격 경쟁을 줄이려는 정책 기조를 내놨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에 대한 전략을 더욱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중국 정책당국은 현재 디플레이션 위험, 위축된 소비 심리, 높은 청년 실업률,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IMF는 2024년 보고서에서 미완공 주택을 마무리하고 부실 건설사의 시장 퇴출을 지원하기 위해 4년간 GDP의 5.5%를 투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앙정부가 3년간 GDP의 5%를 투입할 것을 제안하며 “근본 취지는 사실상 같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헬블링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미완공 주택 문제와 이로 인한 중국 투자자 신뢰 훼손을 여전히 “방 안의 코끼리”에 비유하며 “호황기의 후유증이 아직 제대로 해소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방 안의 코끼리는 문제 또는 문제가 되는 상황이 명확한 데도 불편하거나 민감하다는 이유로 언급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IMF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중국 경제가 ‘소비 주도 성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농민공(내부 이주민)의 사회복지 접근 제한을 완화하고, 보다 누진적인 조세 체계를 도입하며, 연금 제도를 강화할 것을 조언했다.

중국 당국은 IMF 보고서에 대한 답변에서 자국의 산업 보조금 규모가 추정치만큼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정신 IMF 중국 대표는 “중국은 산업정책 규모와 영향에 대한 추정치가 상당히 과장돼 있다고 본다”며 “중국의 산업정책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국유기업·민간기업·외국인 투자기업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수출 증가는 미국 무역 정책에 따른 선제적 수출 효과와 경쟁력·혁신 역량 강화에 기인한 것이다. 중국의 환율 정책 또한 명확하고 일관적이며 시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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