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사상 첫 ‘글로벌 매출 1위’…월마트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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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전 05:0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아마존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기준 세계 최대 기업에 오르며 월마트를 제쳤다. 유통업계 1위 자리의 상징이던 월마트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왕좌를 내줬다.

‘매출 1위’의 주인이 바뀌면서 유통업계의 무게 중심 역시 기술과 플랫폼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 (사진=AFP)
월마트는 19일(현지시간) 1월 말 종료된 회계연도 연간 매출이 713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분기 매출은 190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온라인 사업 확대와 고소득층 고객 유입이 실적을 견인했다.

앞서 아마존은 2025년 연간 매출이 716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약 37억달러 차이로 월마트를 앞질렀다. 분기 기준으로는 이미 지난해 아마존이 월마트를 추월한 바 있으며, 이번에 연간 기준에서도 역전이 확정됐다.

이번 순위 변동은 업종 내 1위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기업을 통틀어 매출 기준 1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통 중심의 초대형 매출 구조를 기반으로 한 월마트의 상징성을 아마존이 넘어섰다는 평가다.

다만 월마트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 최근 2년간 주가는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1조달러를 돌파했다. 회사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며 자동화·인공지능(AI) 등 기술 투자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월마트는 올해 순매출 증가율을 3.5~4.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4.7%)보다 다소 둔화된 수준이다. 조정 영업이익은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반적으로 경제에 대해 건설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고용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 학자금 대출 연체 증가 등을 잠재적 부담 요인으로 언급했다. 존 퍼너 최고경영자(CEO)는 연소득 5만달러 미만 가구의 소비 여력이 여전히 압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연소득 1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 고객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부담 속에서 저가 상품 수요가 늘면서 월마트는 수혜를 입었다. 미국 사업 동일점포 매출은 4.6%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은 4분기 24% 급증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은 월마트+ 멤버십, 샘스클럽, 광고 등 고마진 사업에서 발생했다.

아마존은 단순 유통을 넘어 클라우드, 광고, 제3자 셀러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매출 1위에 올랐다. 2025년 기준 제3자 셀러 서비스는 전체 매출의 약 24%, 클라우드 사업인 AWS는 약 18%를 차지했다. 리테일 외 사업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구조다.

양사의 경쟁은 AI 전략에서도 대비된다. 월마트는 외부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체 쇼핑 도우미를 도입해 고객 체류 시간과 객단가를 높이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자체 쇼핑 챗봇 ‘루퍼스’를 강화하고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올해 AI 관련 사업에 최대 20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가 중심이다.

이번 매출 역전은 단순한 순위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 유통 강자와 플랫폼·클라우드 중심의 기술 기업으로 진화한 전자상거래 기업이 AI와 데이터 역량을 축으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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