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블루아울 환매 제한 ‘이중 충격’…다우 0.4%↓[월스트리트in]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0일, 오전 07:1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19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사모신용(private credit) 펀드의 환매 제한 조치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금 가격은 온스당 5000달러에 근접했고,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3% 내린 4만9395.16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8% 떨어진 6861.89에 마무리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31% 하락한 2만2682.7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주도의 매도세 이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증시에 부담이 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24달러(1.90%) 뛴 배럴당 66.43달러에 거래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7%를 기록했다. 9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은 견조했다.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도널드 J. 트럼프 평화 연구소에서 평화 위원회 창립 회의 폐회를 선언하고 있다. 가자지구 재건 및 안정화를 위한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구성된 트럼프 평화위원회는 2026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 기간 중 공식 출범했다. (사진=AFP)
◇트럼프 “10일 내 결정”…이란에 ‘의미 있는 합의’ 압박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탓이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첫 회의에서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며 “앞으로 10일이 합의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공습 등 군사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매우 단순하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중동에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핵 잠재력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2주’ 등 시한을 제시한 뒤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군사 행동을 승인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6월에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참여 여부를 “2주 내”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사흘 만에 폭격을 승인했다. 이번에도 협상과 군사 옵션을 병행하는 압박 전략을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은 최근 제네바에서 간접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은 “향후 협상을 이끌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백악관은 “일부 사안에서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전면 포기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중동 내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핵 문제 외 사안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과 동시에 미국은 중동에 대규모 군사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현재 중동 해역에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을 포함한 군함 10척이 배치돼 있으며, 두 번째 항모 제럴드 R. 포드함도 북아프리카 인근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지중해에도 구축함 2척이 추가 배치됐다.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대형 수송기까지 투입되면서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최대 수준의 전력 증강이 이뤄지고 있다. 중동 주둔 미군은 약 4만명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력 집결과 이란의 경제적 필요성을 감안할 때 봉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블루아울 환매 중단에 사모신용시장 ‘충격’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또 다른 요인은 블루아울 캐피털이 자사 사모신용 펀드 중 하나의 환매를 제한한 결정이다.

블루아울은 전날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형 펀드인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OBDC II)의 분기별 환매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해 블루아울이 운용하는 더 큰 상장 신용펀드와의 합병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인수 대상 펀드의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일부 투자자가 약 20%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번 환매 중단 조치는 최근 몇 달간 사모신용 펀드 전반에서 환매 요청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업계의 ‘분기별 환매’ 구조는 투자자에게 정기적 유동성을 제공하는 대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대출 자산을 보유한 펀드의 경우 투자 심리 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블루아울은 OBDC II에서 약 6억달러(펀드 자산의 약 3분의 1)를 액면가에 가까운 수준에 매각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배분했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14억달러 규모 대출을 평균 99.7%의 장부가 수준에 매각했다. 블루아울 측은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순자산가치(NAV)의 약 30%에 해당하는 특별 현금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해당 자산 매각 가격을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안이 사모신용 시장의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일부 자산에 대해 “의미 있는, 그리고 불가피한 평가손실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액면가에 근접한 가격에 매각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포트폴리오 건전성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했다. TD코웬의 윌리엄 카츠 애널리스트는 고객 노트에서 “99.7% 수준의 매각은 블루아울 플랫폼 전반의 평가 적정성을 강화하는 신호”라며 “포트폴리오에 숨겨진 부실이 있다는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블랙록의 한 사모신용 펀드가 일부 투자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한 데다, 인공지능(AI) 확산이 일부 차입 기업의 사업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된 상태다.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순유입 자금이 이어지고 있어 구조적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1조8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사모 대출 시장의 잠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블루아울 주가는 5.9% 급락했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5.2%)·아레스 매니지먼트(-3.1%)·TPG)-5.8%) 등 동종 업계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20일 4분기 GDP잠정치, PCE물가 등 주목

전날 발표된 연방준비제도(Fed)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물가 압력에 대한 우려가 재차 제기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20일 발표될 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와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하며 노동시장 안정 신호를 보였다. 그러나 1월 기존주택 매매계약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된 반면, 멕시코와 베트남에 대한 적자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이 글로벌 교역 구조를 재편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사모신용 시장 불안, 물가 재상승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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