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제동에도 트럼프 10% 강행…한국에 다시 적용될 관세율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1일, 오전 06:0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관세 무효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의 통상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은 6대 3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15% 상호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초과했다며 위법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에도 적용되던 IEEPA 기반 15% 관세는 법적 효력을 상실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대안이 있다”며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기존 관세 위에 1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무역법 122조는 1974년 제정된 통상법 조항으로, 미국의 국제수지에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통령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관세를 최대 150일간 한시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별도의 조사 절차 없이 발동할 수 있지만, 150일 이후 연장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15% 상호관세는 효력을 상실했지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자동차에 15%, 철강·알루미늄에 50%의 관세는 계속 적용받는다. 232조는 특정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인데 대법원이 이번에 판결한 것은 IEEPA기반의 상호관세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2조 및 무역법 301조 관세는 “전면적으로 유효하다”고 재확인했다. 301조는 다른 국가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 주로 대중(對中) 관세의 근거가 되고 있다.

관건은 122조에 따른 10% 관세가 232조 적용 품목에 중첩 적용될지 여부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중첩될 경우 자동차는 25%, 철강·알루미늄은 60%까지 관세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301조에 따른 신규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에도 착수하겠다고 밝혀,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는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는 법적 근거가 매우 탄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301조 조사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이번 122조 조치는 대법원 판결로 발생한 정책 공백을 당분간 메우는 단기적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세 수입과 관련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관세 수입은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122조, 232조, 301조 등 의회가 부여한 통상 권한을 활용해 기존 조치를 대체하거나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로서는 대미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국회 승인을 앞둔 상황에서 통상 환경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상호관세가 무효화되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언제든 추가로 통상압박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기존 합의를 무효화하긴 쉽지 않다. 사법부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행정부가 통상 권한을 적극 행사하면서 한·미 통상 환경은 당분간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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