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은 최근 6대 3 판결로 대통령이 1977년 제정된 IEEPA를 활용해 수십 개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납부된 관세의 환급 여부와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하급심 판단에 맡겼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질문하기 위해 기자들이 손을 들고 있다. (사진=AFP)
IEEPA에 따른 긴급 관세는 전체 관세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급이 본격화할 경우 연방 재정과 무역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 판단 이전부터 수천 개 기업은 이미 징수된 관세 약 1750억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미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송을 제기했다.
코스트코, 레블론, 굿이어 타이어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IEEPA 취지에 어긋난다며 환급을 요구했다. 코스트코는 지난해 12월 소송에서 “관세가 위법으로 판결되더라도 법원 판단이 없으면 환급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 상공회의소와 전미소매연맹(NRF) 등 주요 산업단체들도 신속한 환급을 촉구했다. NRF는 “환급은 기업들이 고용과 설비, 고객 서비스에 재투자할 수 있는 경제적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공회의소의 닐 브래들리 수석정책책임자는 “허용되지 않은 관세의 신속한 환급은 20만개 이상의 소기업 수입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신발 업체들을 대표하는 미국 의류·신발협회(AAFA) 역시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명확한 환급 절차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펜실베이니아대 펜와튼예산모형은 20일 보고서에서 “IEEPA 관세가 철회될 경우 최대 1750억달러의 환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대체할 재원이 없다면 향후 관세 수입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재무장관 “환급, 1년 넘게 걸릴 수도”
환급이 현실화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수주,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하루 만에 전액이 지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약 774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재원 자체는 확보돼 있다는 입장이다.
베센트 장관은 일부 기업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환급이 기업들에 뜻밖의 횡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에 머문 점을 들어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보류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환급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며 “수년간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환급은 통상 CBP가 수입 통관 후 314일 이내 관세를 확정하는 ‘리퀴데이션(liquidation)’ 절차를 거쳐 이뤄진다. 이후 기업은 180일 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같은 행정 시한이 임박하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소송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법무부는 한 소송에서 “최종 판결이 확정될 경우 불법적으로 징수된 관세에 대해 정부는 환급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제 환급은 ‘건별’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지급 시기와 범위는 상당 기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