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헌 판결…환급·대안 관세·무역 협정 어찌되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2일, 오전 11:1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대부분 무효화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대법관 의견 6대 3으로 내려진 이번 판결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미국 무역 정책의 변화를 뒤흔든 것으로, 기업과 정책 당국 모두 그 파장을 가늠하느라 분주하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핵심 쟁점들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대법원은 왜 트럼프의 관세를 무효로 봤나?

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삼아온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의 ‘수입 규제’ 조항이 대통령에게 의회와 독립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주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자신이 직접 임명한 닐 고서치·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이 다수 의견에 가담하자 “가족에게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대법관들은 전통적으로 국정연설에 참석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국정연설과 관련해 다수 의견 측 대법관들을 향해 “겨우 초대받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를 완전히 포기하나?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 직후 1974년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를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제122조는 사용 기간이 150일로 제한돼 오는 7월이면 효력이 사라진다. 연장하려면 분열된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대안 관세, 기존 IEEPA만큼 효과가 있나?

규모 면에서 차이가 크다. IEEPA 관세는 2025년 한 해에만 1330억 달러(약 192조6500억원) 이상을 거뒀다. 반면 비당파 조세정책 연구기관인 택스 파운데이션은 제122조 관세의 5개월 수입을 약 330억 달러(약 47조8000억원)로 추산했다. 1조8000억달러(약 2607조원)에 달하는 연방 재정적자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오는 7월 이후엔 어떻게 되나? 트럼프의 플랜B는?

제122조 관세가 오는 7월 만료된 이후에도 행정부는 제301조(불공정 무역관행)나 제232조(국가안보) 조항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 두 조항을 강화하면 올해 관세 수입을 사실상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제122조 연장을 거부할 경우, 각 조항마다 별도의 법적 요건과 절차가 필요해 IEEPA만큼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관세를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은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나?

가능성은 열렸지만 쉽지 않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 모델에 따르면 잠재적 환급 규모는 1750억 달러(약 253조5000억원)에 달한다. 코스트코·도요타·굿이어·알코아 등은 이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무부는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액 전가한 기업은 실질 피해가 없다는 논리로 환급 청구 자격을 부정할 방침이다. 베선트 장관은 “환급이 이뤄진다면 이는 궁극적인 기업 복지”라며 반발했다. 반대 의견을 낸 브렛 캐버노 대법관조차 “환급 과정은 아수라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업 입장에서 환급을 신청하는 게 유리한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복잡한 청구 절차와 대규모 세무 감사 부담이 크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환급을 청구한 기업이나 해당 업종을 제301조를 활용해 보복 조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로선 1750억 달러의 환급 가능성과 행정부의 보복 위험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기존 무역 협정은 어떻게 되나?

무역 협정의 효력도 불확실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영국·유럽연합(EU)·일본 등과 체결한 무역 협정은 IEEPA 관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해 이끌어낸 결과물이다. 이번 판결로 IEEPA 관세가 무효화된 만큼, 해당 국가들이 기존에 했던 양보를 법적으로 철회할 수 있는지 여부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위헌으로 판단한 판결을 공개한 가운데 워싱턴 DC 연방대법원 건물 앞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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