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인근 김해공군기지에서 회담을 마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AFP)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지난해 합의한 무역 휴전 연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산 제품과 보잉 항공기, 대규모 에너지 구매 등을 요구할 계획으로 알려졌으나, 관세 활용이 제한돼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다.
이번 판결로 IEEPA에 근거해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 10%와 ‘상호관세’ 10%도 효력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IEEPA를 대체해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5% 상호관세를 오는 24일부터 모든 교역국에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조치는 최장 150일간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는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대안들에는 모두 “권한 범위를 제한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모든 수단은 결국 그에게 특히 중국을 포함한 각국과의 협상에서 더 적은 협상력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에서 국제경제를 담당하는 조시 립스키는 “IEEPA에 근거해 부과된 관세는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대통령이 활용해온 핵심 경제 무기였다”며 “이제 문제는 이를 전반적으로 재구축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중국은 한층 강화된 협상력을 갖고 회담에 임하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측이 이번 미 대법원 판결을 과도하게 활용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방중이 양국 간 무역 휴전을 연장하고 관계를 안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점도 전망에 감안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웬디 커틀러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히 ‘플랜 B’를 가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미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에 근거해 중국의 기존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조사 중이며, 이를 근거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미 정부는 관련 무역법에 따라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앨리 와인 선임 자문은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대법원 판결을 노골적으로 내세우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유대 강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 주석이 그런 노력을 할수록 미·중 간 취약한 무역 휴전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큰 전략적 여지를 허용하는 안보 분야 양보에 응할 여지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관세 전쟁과 무역 전쟁은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양국이 협력해 “미·중 경제·무역 협력과 세계 경제에 더 큰 확실성과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한국, 일본 등 미국과 이미 무역 합의를 맺은 교역 상대국들에도 새로운 불확실성을 안겼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댄 크리튼브링크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수주간 판결의 파장을 지켜보며 신중히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기존 합의는 대체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