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대법원서 '퇴짜'…물가·시장·환급 어떻게 되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3일, 오전 09:20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부과한 상당수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해 무효화했다. 시장은 안도감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정책을 위헌으로 판단한 판결을 공개한 가운데 워싱턴DC 연방대법원 건물 앞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져 있다. (사진=로이터)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의 상당 부분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정이었지만, 미국 경제와 시장에 미칠 장기적 파장을 놓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CNBC는 이번 판결과 그 후폭풍에서 도출된 5가지 시사점을 분석했다.

◇거시경제 영향은 제한적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의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브루수엘라스는 거시경제적 후폭풍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관세에 민감한 소매와 제조업 분야는 상당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1.4%에 그쳤지만, 이는 정부 셧다운 영향이 컸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전략 총괄은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과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2026년에는 긍정적 모멘텀이 예상된다”며 “관세 판결이 추세 이상의 경제성장 기대를 추가로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업들이 트럼프의 다음 관세 조치에 앞서 수입을 서두를 경우 2025년 초처럼 수출에 일시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브래디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인플레이션 부담 일부 완화

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연율 3%를 기록했다는 상무부 발표와 같은 날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약 0.5%포인트 기여한다고 추산해왔다. 관세가 사라지면 그만큼 물가 압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는 소폭 후퇴했다. CME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이 오는 6월에서 7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두 차례 인하 기대는 유지됐으며, 세 번째 인하 가능성은 약 40%다. 에버코어 ISI는 “이번 판결이 미국 경제나 연준에 큰 거시경제적 함의를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안도 랠리

뉴욕 증시는 판결 직후 일제히 올랐다. 국채금리도 소폭 상승했으나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득실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움직임은 제한됐다.

야누스 헨더슨의 댄 실럭 글로벌 단기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결정은 더 느리고 절차적으로 제약된 무역정책으로의 전환을 부각시킨다”며 “헤드라인 변동성은 줄어들지만, 고정수익 시장에서는 재정 메커니즘과 공급 요인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관세 환급 문제 ‘안갯속’

관세 환급 규모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렸다. 모건스탠리는 약 850억 달러(약 123조원), RSM은 1000억~1300억 달러(약 145조~188조원), 레이먼드 제임스는 약 1750억 달러(약 253조원)로 추산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은 환급 방식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아 하급 법원에서 처리해야 한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이 문제를 정리하는 과정이 “상당한 혼란(mess)”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스티펠의 브라이언 가드너는 “소급 환급이 아예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관세는 계속”…의회 승인 필요한 조치도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당일 기자회견에서 관세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관세를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거듭 표현했다.

이번에 폐기된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것으로, 전체 관세의 약 60%를 차지한다. 나머지 40%는 그대로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974년 무역법 특정 조항에 근거해 10% 관세를 별도 부과한다고 발표했고, 행정부는 추가 관세 부과를 위한 다른 법적 근거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상당수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고, 일부 조치에는 시한도 붙어 있다.

TD 카우언의 크리스 크루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 판결에 강한 반감을 보여온 만큼, 조만간 의미 있는 관세 확대 조치가 나올 수 있다”며 2026년 관세 행보를 두고 “전속력으로 달리되 가끔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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