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일부 국가만 관세 15%로…中은 30~35% 유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2월 26일, 오후 09:3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적절한 경우 글로벌 기본 관세를 15%로 인상하되 특정 경제권에 대해 더 높은 누적 관세율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략이 가닥을 잡고 있다. 이미 무역합의를 체결한 국가에 대해서는 기존 협정 틀을 유지해 제도를 재정비하되 무역법 301조 조사를 진행하는 일부 국가에 대해선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진=AFP)
이러한 관세 차등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 발효를 통해 전 세계 공통으로 10%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각국마다 체결했던 상호 관세 조약이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무효가 된 상황에서 전 세계 공통으로 10%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하자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국가로서는 현재 미국과 대척점에 있는 중국, 브라질 등과 똑같은 관세율 적용에 불만을 드러낼 수밖에 없어서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현재 관세율 10%에서 122조 상한선인 15%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301조 조사 범위와 한미 투자 협정 협상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 제기된 쿠팡 관련 차별 논란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 ‘관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발효한 전 세계 10%의 공통 관세율은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발효했다. 122조는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0일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상한선은 15%다. 그리어 발언은 15% 상한 범위 내에서 세율을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그의 발언을 유럽연합(EU), 영국 등 기존 무역합의 체결국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했다. 일괄 15% 관세를 적용하면 일부 경제권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확대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그리어의 인터뷰에서 협정 틀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조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다. 피터 카일 영국 기업·통상 장관도 자국의 무역 프레임 워크가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 10% 관세율이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10%의 관세율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본격적인 관세 정책의 구조는 301조 조사 확대 이후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행정부는 122조 시행 기간 특정 국가와 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 영구적인 관세 체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그리어 대표가 301조를 앞으로 정책의 ‘핵심 수단’이라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필요하면 232조(국가안보)나 1930년 관세법 338조 역시 동원 가능하다고 언급해 필요하면 강력한 관세 정책 시행을 시사했다.

그리어 대표는 현재 301조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추가 인상 없이 현행 35~50% 관세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쯤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관세 휴전 연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북미무역협정인 USMCA와 관련해서도 전면 개정보다는 보완 협상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는 추가 관세율 인상이라기보다는 기존 체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 가까워 보인다. 기본 세율은 15%까지 열어두되 합의국에 대해서는 기존 협정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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